중국이 최근 수년간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보조금을 남발한 결과 총 420억달러(약 50조4,0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책적인 변화가 없을 경우 오는 2032년까지 이 빚은 1,510억달러까지 불어날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불룸버그통신은 중국이 세계 최대 규모의 풍력 및 태양열 에너지 발전량을 확보하기 위해 보조금을 후하게 지원해왔다며 한 전문가의 이 같은 전망을 제시했다.
뱅크오브차이나인터내셔널(BOCI) 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풍력 및 태양광 발전 업체들에 지급한 누적 보조금은 지난해 말 기준 2,930억위안(약 50조2,260억)에 달한다. 정부가 보조금 예산을 연 평균 4% 늘린다면 2032년까지 부채는 1조6,000억위안까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 자체 분석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막대한 보조금에 힘입어 중국 친환경 산업으로 흘러들어간 자금이 8,180억달러에 이른다. 이는 다른 어떠한 국가보다도 두 배 이상 많은 규모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06년부터 재생에너지 보조금을 제공해왔다. 전기를 생산해내는 친환경 업체들에 지급하는 것으로 보조금 혜택이 석탄발전소보다 우수했다. 한 전문가는 보조금이 없었다면 친환경 산업은 석탄산업과 경쟁할 수 있는 현재 위치에 도달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의 풍력 및 태양열 에너지 용량은 올해 3월 말 기준 421기가와트로 7년 만에 4배 이상 급증했다.
하지만 수년간 보조금 규모가 쌓이면서 정부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하자 중국도 더 이상 예전만큼 보조금을 지급할 수는 없는 상태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재생에너지 보조금 예산을 전년 대비 7.5% 늘어난 923억6,000만위안으로 책정했는데 이는 이미 업체들이 보조금을 달라고 요구한 규모인 2,423억위안에 미치지 못한다. 신생 친환경 발전업체들은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의미다.
특히 풍력 발전의 경우 단계적으로 보조금이 폐지된다. 내륙 풍력발전 보조금은 올해 이후 없어지며 연안에 위치한 풍력발전에 대한 보조금은 2022년부터 폐지된다. 이 때문에 중국 최대 풍력발전 업체 롱위안의 주가는 곤두박칠치면서 현재 장부가보다도 낮은 상태다.
한 에너지 전문가는 “중국 정부가 기존 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늦춰선 안 된다”면서 “현재로서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없으며 중국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엔 경제 회복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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