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국책 모기지 업체인 프레디맥의 집계 결과 이번주 미국의 30년 만기 고정금리형 모기지 평균 금리가 2.98%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3% 선을 밑돌았다. 이는 프레디맥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지난 1971년 이후 약 5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프레디맥은 대출기관 125곳으로부터 금리 자료를 받아 매주 평균 금리를 산출하고 있다.
미국에서 30년 모기지 금리는 올해 들어 7번이나 사상 최저를 경신했으며 3주 연속 떨어질 만큼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1980년대 초반 인플레이션에 맞서기 위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상한 후 30년 모기지 금리가 18%까지 올랐던 점을 고려하면 체감 모기지 금리 수준은 이보다 더 낮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모기지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상적으로 모기지 금리가 낮으면 주택 매매가 활성화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고 WSJ는 분석했다. 코로나19의 본격적인 확산으로 최근 몇 달 사이 실업자가 쏟아져 나오며 집을 살 엄두도 내지 못하는데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며 집을 살 여유가 있는 이들도 구매를 꺼린다는 것이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기존 주택 매매는 4월에 전달 대비 17.8% 하락한 데 이어 5월에도 9.7% 감소했다.
게다가 주택 재고가 적고 가격도 높아 구매 의사가 있는 사람도 집을 사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부동산 검색 사이트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매물로 나온 주택 수는 지난해보다 27.4%나 줄었다. 주택 가격은 4월에 전년동기 대비 4.7% 올랐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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