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을 불려 샷 거리를 크게 늘린 브라이슨 디섐보(27·미국)는 최근 로켓모기지 클래식에서 평균 350야드 이상의 드라이버 샷을 날리며 우승했다. 장타를 앞세워 골프계를 정복하겠다는 도발적 상상을 실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디섐보의 생각이 다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들에게도 공감을 얻는 듯하다. 또 다른 장타자 토니 피나우(31·미국)도 그중 하나다.
피나우는 17일(한국시간) 열린 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총상금 930만달러) 첫날 1라운드에서 ‘로켓포’를 과시하며 단독 선두에 나섰다. 피나우는 난도 높은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클럽(파72·7,456야드)에서 버디를 9개(보기 3개)나 뽑아 6언더파 66타를 적어냈다.
피나우는 이날 경기 후 디섐보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디섐보가 빠르게 스윙하고 똑바로 치는 것을 보고 몇 차례 테스트를 통해 실행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워크데이 채리티오픈에 불참한 그는 스윙코치 보이드 서머헤이스와 함께 스윙스피드를 높이는 작업을 시작했다. 볼 스피드는 디섐보와 비슷한 시속 206마일(약 331km)까지 높아졌고 이날 위력이 발휘됐다. 평균 322.7야드, 최장 377야드를 날려 출전선수 중 가장 많은 버디를 수확했다. 피나우는 2016년 거둔 1승이 전부지만 세계랭킹 19위가 보여주듯 꾸준히 성적을 내는 선수다. 이번 2019~2020시즌에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322.9야드로 326.2야드인 디섐보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디섐보는 평균 331야드에다 1번홀(파4)에서는 423야드짜리 초장타를 때려내는 괴력을 자랑했다. 이 홀에서 45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을 홀 1.8m에 붙여 가볍게 버디를 잡은 디섐보는 1오버파(버디 2, 보기 3개)에 그쳐 순위는 공동 42위에 머물렀다.
5개월 만에 공식 대회에 출전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는 1언더파 공동 18위로 출발했다.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기록한 우즈는 “드라이버와 아이언은 괜찮았는데 퍼트가 대체로 안 좋았다. 대체로 좋은 출발을 했다”고 자평했다. 1번과 3번홀(이상 파4)에서 버디를 잡은 그는 이후 이븐파가 됐지만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4.5m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궈 언더파 스코어를 작성했다. PGA 투어 통산 82승으로 공동 1위인 우즈는 5차례 우승한 이 대회에서 역대 최다승에 도전한다.
라이언 파머가 1타 차 2위(5언더파), 게리 우들랜드(이상 미국)가 4언더파 공동 3위에 올랐다. 세계 2위 욘 람(스페인)은 3언더파 공동 5위, 우즈와 동반한 세계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2언더파 공동 8위에 자리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2018년 이 대회에서 공동 2위를 차지한 안병훈(29)이 우즈와 나란히 공동 18위로 가장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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