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자산운용이 판매한 펀드 자금 약 4,700억원이 60여개 투자처로 흩어진 것으로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드러났다. 옵티머스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며 펀드를 모집했으나 실상은 부동산 개발 사업과 부실기업 주식에 투자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날 미래통합당 사모펀드특위가 옵티머스에 현장방문한 자리에서 “옵티머스 펀드 자금은 부동산 개발 사업과 부실기업 주식 등 60여곳의 2차 투자처로 흘러갔다”고 보고했다고 한다. 다만 금감원은 2차 투자처가 어디인지는 공개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현재 옵티머스와 회계법인은 이러한 자산에 대해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윤창현 미래통합당 의원실에 따르면 옵티머스의 펀드 판매 잔액은 5,151억원이다. 이중 4,767억원은 자금은 우선 옵티머스 펀드의 핵심 인물들이 지배하는 4개 회사로 쪼개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각 회사에서 60여개 투자처로 재차 쪼개졌다는 것이다.
회사별 투자액은 씨피엔에스(2,054억원), 아트리파라다이스(2,031억원), 대부디케이에이엠씨(280억원), 라피크(402억원) 등이다. 이중 라피크로 흘러간 402억원은 NH투자증권에서 지난 5월 마지막으로 판매한 4개 펀드 투자금 전부인 것이 눈에 띈다.
씨피엔에스는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의 한 오피스텔이, 아트리파라다이스는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의 한 오피스텔이 법인 주소지로 등록돼 있다. 본지가 해당 오피스텔들을 방문했을 때는 인기척이 없었다. 대부디케이에이엠씨와 라피크는 용인 레포츠센터 아트리파라다이스 건물에 법인 주소지를 두고 있다. 라피크는 지하 2층에서 키즈클럽을 운영하는 법인이다.
옵티머스 2대 주주 이동열씨가 이 회사들의 대표이사를, 옵티머스 이사인 윤석호 변호사는 감사를 맡고 있다. 두 사람은 앞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와 함께 구속됐다.
이외 펀드 자금 358억원은 투자되지 않은 채 있다고 한다. 이는 에이치엘비(HLB)가 하이투자증권에서 가입한 300억원을 포함한 돈이다.
이에 이러한 자금 집행을 주도한 사람이 누구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김 대표는 앞서 판매사 측에 윤 변호사가 서류 위조를 했고 자신도 속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윤 변호사는 김 대표가 시켜서 했다는 입장을 냈다. 이씨 측은 자신은 500억원 가량만 사업에 갖다 썼고 나머지 돈은 김 대표가 집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트러스트올이라는 법인의 공인인증서와 인감을 김 대표가 관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트러스트올은 2,000억원 가량의 자금 흐름이 있었던 법인이다.
검찰은 이달 내로 이들 세 명을 재판에 넘기면서 주모자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와 이씨는 오는 24일, 윤 변호사는 오는 27일이 구속 만기일이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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