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서울 관악구의 한 고시원. 이곳에 사는 A씨는 중고거래 앱에 접속해 글을 올렸다. ‘아이폰8+를 팔겠다’는 내용이었다.
이 글을 본 B씨는 A씨에게 연락을 했다. A씨는 B씨에게 ‘45만5,000원을 송금하면 휴대폰을 보내주겠다’고 했고, 이 말을 믿은 B씨는 돈을 보냈다. 하지만 A씨는 그대로 잠적해버렸다. 돈만 받고 물건은 보내지 않는, 전형적인 인터넷 거래 사기 수법이었다.
이러한 A씨의 범행은 그가 다른 범행으로 수감됐다가 출소한 지 약 4개월 만에 벌어진 것이었다. 그는 이 일이 있기 4~5년 전 병역법 위반, 사기 등 혐의로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다.
‘아이폰8+’ 범행을 시작으로 A씨는 올해 1월까지 40여회에 걸쳐 스마트폰 판매 사기를 저질렀다. 사건별로 빼돌린 금액은 최소 3만원가량에서 최대 수십만원까지 그 범위가 넓었다.
판매하겠다고 거짓말을 한 스마트폰 기종도 아이폰7, 갤럭시S8+, 갤럭시S8, LG Q7, 갤럭시S9 등 5가지 이상이었다. 이렇게 A씨가 피해자들로부터 6개월간 송금받은 금액은 총 630만원에 달했다.
이후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실형을 선고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김준혁 판사는 지난달 9일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는 피해자로부터 물품대금 명목으로 돈을 지급받더라도 약속한 대로 물품을 보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사기 범행으로 수회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징역형의 집행을 마치고도 범행을 반복했다”며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는 중에도 계속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을 자백하는 점, 범행의 동기, 범행 후 정황, 연령, 가정환경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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