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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첩산중 제주항공…1,600억 유상증자에 사활

이스타 인수 전제 지원금 1,700억 무산

2분기 최악 실적 예상속 자금마련 시급

내달 '주주배정 후 공모' 방식 증자 추진

'승자의 저주' 리스크는 벗어났지만

정부 '미운털'에 앞날 험난할 듯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한 제주항공(089590)에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다음달 추진하는 1,600억원의 유상증자가 성공하지 못할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규모 영업손실을 내고 있는 제주항공도 저비용항공사(LCC) 도미노 파산 공포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다음달 운영자금과 채무상환자금을 목표로 1,600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달 31일 2차 발행가액 산정을 거쳐 최종 발행가액을 확정하고 다음달 5~6일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 대상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10~11일 양일간 일반 공모 청약을 통해 추가 주문을 받는다. 업계에서는 제주항공 유상증자 성공이 재무적 상황보다는 LCC업계에 대한 정부 지원 여부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항공업계에서는 정부가 중재까지 나섰던 이스타항공 인수 작업을 제주항공이 7개월 만에 중단한 만큼 정부가 LCC업계를 지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다고 해도 제주항공에는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고심하던 중 정부는 직접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을 만나 인수합병(M&A) 성사를 촉구했다. 아울러 국토교통부는 제주항공에 이스타항공 인수를 이유로 일부 노선을 우선 배분하는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중단하며 지원받기로 했던 1,700억원의 공적자금 지원이 물 건너갔을 뿐 아니라 ‘먹튀’ 논란에 대한 비판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거부는 사회적으로 지탄받을 전형적인 먹튀 행위”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억울한 측면도 있다. 이스타항공의 재무사정이 인수를 결정했던 시점보다 훨씬 악화된 만큼 이대로 인수를 진행할 시 동반 부실로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1·4분기 기준 자본총계가 -1,042억원으로 수년째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다. 아울러 이스타항공은 임금 체불금액(250억원)을 비롯해 미지급금이 1,700억원까지 늘어났다. 제주항공 역시 코로나19 여파에 대부분의 노선 운항이 중단되면서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더라도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했지만 제주항공의 앞날도 만만치 않다. 코로나19 사태로 2·4분기 최대 수준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손실은 1·4분기 657억원에서 2·4분기 846억원으로 3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회복도 쉽지 않다. 매출의 90%가 국제선 노선에서 발생하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노선 운항이 언제 풀릴지 장담할 수 없다. 특히 LCC 중 규모가 가장 커 매달 수백억원대의 고정비용이 발생하는 것도 힘겹다. 당장 8월 정부의 고용안정기금 지원이 끝날 경우 적자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기간산업안정기금 등을 통해 지원받기를 원하지만 정부는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기간산업안정기금은 항공업을 지원 업종으로 삼고 있다. 제주항공은 기금 지원 기준인 총차입금 5,000억원 이상, 근로자 300명 이상의 조건을 충족하고 있지만 정부는 기간산업안정기금으로 LCC를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다음달 진행될 유상증자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한 만큼 일부 리스크가 해소된 것으로 분석했다. 대주주인 AK홀딩스(006840)는 이번 유상증자에 약 724억원을 출자해 신주 발행량의 54%를 인수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일반투자자들이 정부의 지원 여부에 따라 유상증자 참여를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박시진·김민경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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