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집 라작(사진)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1MDB 부패 스캔들’과 관련해 28일 징역 12년과 벌금 2억1,000만링깃(약 592억원)을 선고받았다. 나집 전 총리는 총 42개 혐의 가운데 국영 투자기업 1MDB 관련 7개 혐의만 이날 재판받아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더 큰 재판들이 남아 있다.
현지 외신들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고등법원은 이날 나집 전 총리에 대해 1MDB의 자회사 SRC인터내셔널 자금 4,200만링깃을 빼돌린 사건과 관련해 1건의 직권남용 혐의와 3건의 배임 혐의, 3건의 돈세탁 혐의 등 7개 혐의 모두 유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총리로서 신뢰받는 위치에서 범행을 저질렀고 다른 사람들이 비슷한 범죄를 저지르지 못하게 본보기를 보여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해 양형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나집 전 총리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SRC가 거액을 대출받도록 정부보증을 승인하고 중개업체를 통해 자신의 은행 계좌로 4,200만링깃의 수수료를 송금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나집 전 총리는 지난 2009년부터 총리직을 수행하다 2018년 5월 총선에 패배해 자리에서 물러난 뒤 부패 스캔들로 수사를 받았다.
‘1MDB’는 나집 전 총리가 경제개발사업을 하겠다며 2009년 설립한 국영 투자기업으로 이 회사와 관련해 나집 전 총리와 측근들이 총 45억달러(약 5조2,000억원)를 유용한 혐의를 받는다. 유용된 자금 45억달러 가운데 7억달러 이상이 나집 전 총리의 계좌로 들어갔다.
나집 전 총리는 총 42개 혐의와 관련해 5건의 분리된 재판을 받고 있으며 이날 SRC인터내셔널과 관련해 7개 혐의만 선고받았다. 그는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나집 전 총리는 판결이 나기도 전에 “정의를 원한다.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며 무조건 항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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