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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뉴스]주가가 뭐길래...폭언·욕설에 시달리는 바이오 기업 IR 담당자





바이오주의 증시 과열에 공시 담당자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거래량이 많고 주가의 등락폭이 큰 만큼 다른 분야에 비해 주주들의 관심이 쏟아지기 때문인데요, 수시로 걸려오는 전화에 폭언, 욕설도 잦은 만큼 마음고생이 심하다는 후문입니다.

바이오 업계 한 공시 담당자는 “하루에 많게는 100통까지 전화가 온다”며 “아침 6시에 휴대폰으로 전화해 욕설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우리가 어떤 사업을 진행하는지도 모르면서 단지 유튜브나 블로그에 소개됐다는 이유로 주식을 사 놓고 주가가 떨어졌을 때 화풀이를 하는 경우도 있다”며 “주위 동료 중에는 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람도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부가 산업안전보건법에서 고객응대근로자 보호 규정을 마련하는 등 감정노동 종사자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기업 공시담당자들은 이같은 서비스업종에 해당하지 않아 관련법 보호를 받을 수 없습니다. 임상시험 결과처럼 예민한 정보일 경우에는 더 한다는 후문입니다.

일부는 임상시험 결과를 왜 좋게 발표하지 않느냐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실제 결과와 상관없이 일단 좋은 것처럼 발표해야 주가 방어가 되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공시 담당자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이 사업은 중요하지도 않고, 결과가 좋지도 않으니 접으려고 한다고 언급하자 그런 말을 하면 안된다며 화를 내기도 한다”며 “공시에서도 일단 무조건 좋게 발표하라고 채근하는 투자자들이 많은데, 관련 규정 등을 생각했을 때, 식은땀이 난다”고 덧붙였습니다.





최근 대유행 사태를 맞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한 요구도 많습니다. 회사가 진행하는 사업 방향과 맞지 않는데, 일단 코로나19 관련 임상을 진행하라는 것입니다. 앞선 관계자는 “솔직히 코로나19 치료제와 관련된 연구를 하는 것도 아닌데다 사업성이 크지 않다고 생각하는데도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들의 주가를 언급하며 일단 임상시험을 진행하라는 요구가 많다”며 “회사에선 문제가 불거지지 않게 대처하라는 지시만 있어 답답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주가 유지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본질은 연구와 치료제 개발”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우리나라 특유의 홍보 문화도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연구결과에 대한 해석을 과하게 했을 때, 소송의 우려가 있는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임상시험 결과에 ‘확신한다’ ‘성공했다’ 등의 단정적인 표현이 잦습니다. 한 바이오벤처 대표는 “솔직히 품목허가 승인이 날 때 까지는 임상시험 단계에서 성공했다는 표현을 쓰면 안된다”며 “바이오 기업의 주가 흐름이 타 업종에 비해 등락이 심하지만, 그렇다고 주가 부양 자체를 기업의 목표로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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