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배달 음식이 일상을 파고들고 있다. 코로나로 외출을 가급적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 집으로 음식을 시켜 먹는 외식시장이 한결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음식 포장’ 기술도 한몫하고 있다. 음식 포장과 관련해 까다로운 소비자 안목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배달 시장이 성장하는데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 식품용 포장 필름의 약 70%를 생산하는 ‘포스텍’은 이 분야 최고 강자다. 포장 용기부터 포장 기계까지 종합 서비스를 제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 30일 서울경제와 만난 문공현(사진) 포스텍 대표는 “코로나19 기간 전년보다 식당 음식 포장 관련 매출이 30~40% 급증했다”며 “각 제조사가 용기·필름·포장기를 따로 만들어 원가 경쟁하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품질과 성능을 갖춘 제품을 확보한 곳이 거대해진 배달 시장을 거머쥘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텍은 지난 2005년 설립돼 포장 필름 부문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김 서림 방지(Antifog) 기능 등 15년간 제품 개발을 통해 20여개의 특허를 확보했다. 먹는 음식에 닿아도 인체에 해가 없는 ‘코팅 필름’은 특수 원료를 배합해 만들어 뜨거운 음식을 담아도 내용물이 보인다. 이는 포스텍만의 강점으로 꼽힌다. 이후 2017년 포스텍은 국내에서 식품 포장 기계를 처음 개발했던 ‘지엠피에스’를 인수해 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문 대표는 “창립 멤버로 참여해 일을 배웠던 회사를 다시 인수해 포장 필름과 포장 기계·용기 제조의 노하우를 융합할 수 있게 됐다”며 “매월 8,000만개 용기 분량의 필름 생산력을 바탕으로 모든 자재를 원스톱 처리하는 포스텍만의 토탈 솔루션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포스텍은 코로나19에도 적극적인 국내외 시장 공략을 위해 매월 20억원 규모의 포장 용기를 생산할 수 있는 새 공장을 10월부터 가동한다. 때마침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긴급경영안정자금으로 유동성을 확보한 덕분이다. 문 대표는 “코로나19 직후 면밀히 시장 변화를 보고 해외 제품과의 품질을 비교한 결과 충분히 증산을 통해 도전해볼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며 “아직 비닐봉지만 쓸 정도로 포장 기술은 약하지만 배달 시장 규모는 한국보다 훨씬 큰 중국, 베트남을 비롯해 배달 기반이 약한 호주, 영국 등지에 수출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시장 개척과 함께 친환경 포장 용기 개발에도 앞장선다는 각오다. 문 대표는 “가격은 30% 비싸더라도 18개월이면 생분해될 수 있는 바이오 플라스틱을 영국에서 독점적으로 들여와 고급 포장 용기 분야 선두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올해 매출은 20% 성장한 130억원 이상을 기대한다”면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식품 포장 산업의 생태계를 키워 이 분야의 글로벌 히든 챔피언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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