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지난주 뉴욕 주식시장은 지난주 뉴욕 증시는 기술주 강세에도 부양책 협상 교착 등의 영향으로 혼조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0.16% 내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73% 올랐고, 나스닥은 3.69% 상승했다.
시장은 주요 기업 실적과 경제 지표, 미국 부양책 협상 상황 등을 주목했다. 애플과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등 대표적인 기술 기업의 분기 실적이 일제히 시장 예상을 웃돌아 시장 전반에 활력을 제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기술 기업이 상대적으로 혜택을 받는다는 점이 실적으로 또 한 번 확인된 셈이다. 애플 주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장 후반 가파르게 상승 폭을 확대하면서 10.5% 폭등 마감했다. 사상 최고치를 단숨에 갈아치웠다. 아마존 주가도 3.7% 올랐고, 페이스북 주가도 8.2%가량 상승했다.
하지만 미국의 신규 부양책에 대한 해법이 나오지 않아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백악관은 현 수준의 실업 급여 지원을 일정 기간 연장하는 타협안 등을 제시했지만, 민주당의 반대는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당 600달러의 추가 실업 급여 지원은 이날 종료될 예정이다. 실업 지원이 줄어들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제동이 걸린 경제 회복세가 더 약화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미 정부와 민주당은 주말 동안에도 협상을 지속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소비 및 소득 관련 지표도 대체로 부진했다. 미시간대가 발표한 7월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는 72.5로, 전월 확정치 78.1에서 하락했다. 앞서 발표된 예비치 73.2보다 부진했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의 전망 72.7에도 못 미쳤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소비 심리가 다시 위축되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6월 개인소득(세후 기준)도 전월 대비 1.1% 감소했다. 월가 예상 0.7% 감소보다 나빴다. 소득의 감소는 향후 소비 둔화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불확실성 요인들도 산재한 만큼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펀드 이벨류에이션 그룹의 그렉 다울링 최고투자책임자는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어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그들은 경기 부양책과 선거, 대선 등이 명확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지난주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주 5.3bp 내렸다. 7월 들어서는 11.7bp 급락했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지난주 약 4bp 내렸다. 국채 30년물 수익률도 지난 주 4bp 떨어졌다.
고용시장에 대한 우려로 국채 수익률이 하락세를 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메리벳 증권의 그레고리 파라넬로 미 금리 대표는 “결국 우리에게 더 큰 걱정은 지금 코로나19와 경제이며, 특히 고용시장 우려가 크다”면서 “고용시장이 그리는 그림은 여전히 우려가 크고, 바이러스는 정말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게 확실해 국채수익률은 아래쪽을 향했다”고 말했다.
최근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텍사스를 포함한 미국 내 대형 주들에서 코로나19 감염이 늘어나 많은 사람이 집에 머물고, 지출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무디스 인베스터 서비스의 마드하비 보킬 부대표는 “미국의 감염률이 합리적으로 빨리 내려오느냐, 신뢰가 회복될 수 있느냐에 따라 경기 전망이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BMO의 이안 린젠 미 금리 대표는 “팬데믹 환자수가 계속 늘어남에 따라 앞으로 몇 달 동안, 심지어는 몇 분기 동안 낙관적으로 전망할 수 있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외환시장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지난 주 1.05% 내렸다. 7월 한달 간으로는 4.08% 떨어지면서 약 10년 만에 가장 큰 하락세를 나타냈다. 달러는 미국의 경제적,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안전피난처로 위상이 약해지고 있다.
지난 5월에 1.10달러대를 밑돌기도 했던 유로-달러는 지난달 31일 1.19달러대로 올라서기도 했다. 이는 2018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7월 들어 유로는 4% 이상 올라 2010년 9월 이후 가장 좋은 월간 흐름을 나타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최근 랠리에도 유로는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며 “팬데믹 상황에서 강한 위험 심리가 나타나는 점은 의아하고, 재개 기간 유럽에서도 감염이 늘어나는 것은 적색 신호를 깜빡이지만, 시장의 유로-달러 롱 포지션은 더 확장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을 볼 때 단기적으로 달러 약세를 예상하며 위험자산 강세를 내다보고 있다”며 “주식시장의 강세와 관계없이 달러의 전반적인 약세는 특이한 요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에 지난 3월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유니크레딧의 애널리스트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연기 언급이 미국 경제가 2·4분기에 연율로 30% 이상 위축됐다는 것보다 달러에 더 나쁜 영향을 미쳤다”며 “8월에도 달러 약세는 지속할 것으로 보이며 거래량이 얇아진 시장 환경 속에서 장중 움직임은 더 돌변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어 “세계 경제와 코로나19 상황 우려, 최근 몇 주 동안 달러 가치가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한 달 동안 달러의 하락 압력은 덜 극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 2.47% 하락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산유량 관련 소식과 미 정부의 부양책 협상 상황 등을 주시했다.
최근 달러 약세가 심화하면서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원유는 달러로 거래되는 만큼 달러가 하락하면 원유에는 상승 요인이 된다. 하지만 미국 추가 부양책 협상 난항 등의 영향으로 유가의 상승 폭은 제한됐다. 부양책 도입이 늦어지면, 실업 수당 축소 등으로 소비가 다시 위축되고 원유 수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음 달부터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주요 산유국의 산유량이 다시 증가하는 점도 유가 상단을 제어하는 요인이다. OPEC+는 7월까지 하루 970만 배럴을 감산했던 데서 8월부터는 감산 규모를 770만 배럴로 줄이기로 했다. 다만 일부 국가들의 감산 미이행분 보충 등으로 실제 감산 규모는 800만 배럴을 소폭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생산 증가 가능성 등으로 유가가 빠른 상승세를 재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의 존 라포지 연구원은 “유가가 반등해 현재 많은 생산자의 손익 분기점에 근접했다”면서 “현 수준에서 추가 가격 상승은 과도한 공급 과잉에 직면할 수 있는 만큼 유가가 의미 있게 상승하는 것은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간전망(8월3~7일)
이번 주 뉴욕증시는 이번 주(3~7일) 미국의 7월 고용보고서를 주시하는 가운데 등락을 이어갈 전망이다. 미국 신규 부양책 합의 여부를 비롯한 정치권의 움직임에 대한 민감도도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에는 7월 고용지표와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된다. 노동부가 발표할 7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다면 향후 경제 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고용지표가 7월에 당장 악화하지는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 다소 우세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7월 실업률은 10.6%로 6월의 11.1%에서 소폭 더 하락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고용은 126만 명가량 늘었을 전망이다. 6월에는 480만명 증가했다. 7월 제조업 PMI는 지난달 52.6에서 53.8로 올랐을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정치권의 행보가 시장에 미칠 영향도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공화당과 민주당이 신규 부양책에 대한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느냐가 임박한 과제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번 주에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다가서고 있는 만큼 선거를 둘러싼 불확실성에도 시장이 민감해질 수 있다. 지난주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연기 가능성을 급작스럽게 언급하면서 시장이 한때 출렁댔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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