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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스포츠스포츠
[이사람] ‘닭꼬치’ '리치언니'…“박세리가 유해졌다? 원래 제 모습인 걸요”

■방송계 블루칩으로 제2 전성기 박세리

'골프 전설'서 '닭꼬치' 캐릭터로 인기

방송 출연 러브콜·건강식품 모델 발탁

"초등학생들도 알아봐 주니 신기할 뿐"

선수 시절 경쟁자였던 소렌스탐·웹과

다정하게 밥 한끼 못한 게 아쉬움 남아

후배들은 즐거움 잃지 말고 운동하길





박세리(43)는 그동안 ‘개척자’ ‘레전드’ ‘맨발투혼’ 같은 키워드와 늘 함께였다. 하지만 요즘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박세리를 치면 ‘닭꼬치’ ‘전기그릴’ 등이 먼저 나온다. 최근 TV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한 일상 중 집안에서 혼자 미니 전기그릴에 닭꼬치를 구워먹는 모습이 화제가 됐기 때문이다. 성공한 스포츠 스타이자 냉정한 승부사로만 각인돼 있던 박세리는 먹을 것 좋아하고, 엉뚱하게 손이 크며, 집 정리에 서툰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줘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리치(rich) 언니’라는 캐릭터로 인기를 얻은 덕에 각종 프로그램의 출연 요청이 줄을 잇고, 건강기능식품 등 몇몇 브랜드의 광고모델로 발탁됐다. 콘텐츠 전문업체와 손잡고 유튜버로서의 첫발도 내디뎠다.

‘여자골프의 전설’이라는 다소 무거운 타이틀을 내려놓고 ‘방송계의 블루칩’으로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박세리를 최근 그의 서울 용산 집 근처 카페에서 만났다. 방송 전과 비교해 인스타그램의 ‘좋아요’ 수가 4~5배나 늘었다는 인사에 손사래를 친 그는 “좋아해 주시는 분들의 연령대가 완전히 달라진 것 같기는 하다”고 말했다. “초등학생·중학생같이 어린 친구들도 알아봐 주니 신기하죠. 한번은 길에서 저를 본 한 어린이가 엄마에게 ‘박세리가 여기 있다’고 전화를 하는 바람에 동네 분들이 몰려나온 적도 있었어요.” 박세리는 “뭔가 다른 패턴으로 살 거라고 생각했다가 별반 다르지 않게 사는 모습을 보면서 공감대가 생겨서 그런지 감사하게도 많이들 좋아해 주신다”며 “예전에는 저를 알아봐도 ‘어?’ 하고 그냥 지나가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웃으면서 말도 걸어 주신다”고 했다.



최근의 반응들을 보면서 그동안 자신의 이미지가 어떠했는지도 새삼 실감하고 있다고 한다. “방송 이후에 ‘박세리가 저런 사람인 줄 몰랐다’는 얘기가 많더라고요. 그런 반응을 대하면 저는 이런 생각이 드는 거죠. ‘어, 내 원래 성격이 저런데 왜들 놀라시지?’라고요.” 박세리는 “운동선수 때는 경기에만 집중하다 보니 무표정할 수밖에 없었고 TV 중계 같은 데에 웃는 모습도 좀처럼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때 모습이 각인돼 있으니 ‘은퇴하고 나서 박세리가 유해졌다’고 많이들 생각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반 시청자들과 달리 아주 가까운 지인들은 방송을 보면서 조마조마해한다고 한다. “저 언니가 싫어하고 못 참는 ‘포인트’가 있는데 그때 혹시나 욱하지나 않을지, 맛없는 음식을 맛있다고 못 하는 스타일인데 너무 솔직해서 문제가 되지나 않을지 걱정하는 거죠.” 박세리는 “먹는 것을 워낙 좋아해 특히 맛 표현에 솔직한 편”이라고 고백했다.

방송에 나온 것처럼 박세리는 최근 서울에 집을 얻었다. 한창 열리고 있어야 할 도쿄올림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1년 연기돼 여자골프 대표팀 감독으로서 할 일이 미뤄졌는데도 서울에서 해야 할 다른 일들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쁘기 때문이다. 박세리는 “새집에 들어온 지 꽤 됐는데 혼자 하려니 아직도 정리가 안 됐다. 집에 들어가면 밤10시, 11시여서 정리할 시간이 없다”면서 “필요한 것은 다 산 것 같은데 둘러보면 또 부족한 게 많다. 그래도 냉장고는 제일 큰 것으로 일찌감치 들여놓았다”며 웃었다. 교통체증 등 낯선 서울생활의 고충을 얘기하면서는 “저와 안 맞는다. ‘도시녀’가 돼보려 했는데 어려울 것 같다”며 또다시 웃었다.

팬트리(식품창고)에 잔뜩 쟁여놓은 각종 ‘식량’으로도 화제가 됐는데 박세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선수생활을 할 때부터 생긴 습관이라고 털어놓았다. “군것질을 아주 즐기는 편은 아닌데 떨어지기 전에 ‘무한 리필’처럼 항상 채워놓아야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때도 감독 박세리가 가장 신경 쓴 것은 선수들의 식사였다. 부대찌개·된장찌개·제육볶음 등을 직접 요리하거나 급할 때는 토스트를 뚝딱 만들어 아보카도와 함께 들려 보냈다.



LPGA 투어에서 무려 25승을 쌓은 데는 머리만 대면 어디서든 푹 자는 둔감한 스타일도 한몫을 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실제로는 정반대라는 사실도 알려줬다. 그는 “선수 때부터 다음날 경기나 스케줄이 있으면 거의 밤을 새울 정도로 수면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알람을 맞춰놓아도 불안해서 수시로 눈을 뜨고 확인하고는 했다. 회사일과 방송일·광고촬영 등이 반복되는 요즘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2016년에 은퇴한 박세리는 지난가을 바즈인터내셔널이라는 회사를 차려 공동 최고경영자(CEO)로 일하고 있다.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중심으로 골프 유망주를 발굴·후원하는 일이 회사의 주요 사업이다. 다양한 분야의 여러 사람과 미팅을 하는 등 일정이 빡빡하다 보니 선수 때는 거의 신을 일이 없던 하이힐도 자주 신는다. 그때나 요즘이나 굽 높은 구두가 영 불편하다는 그는 “(하이힐을 자주 신는) 우리나라 여성분들 대단하다. 인정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유명한 1998년 US 여자오픈의 ‘맨발 샷’ 당시 온 국민의 시선을 모았던 새하얀 발은 그대로일까. 박세리는 “은퇴 3년 전부터 태닝을 꾸준히 한다. 발도 태닝을 한다”며 수줍게 웃었다.

천하의 박세리에게도 슬럼프는 있었다. 손가락 부상과 부진이 겹친 2004~2005년이었다. “감정까지 방전돼 눈물조차 나지 않을 정도였다”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싶은 위험한 시기였다”고 회고한 그는 그런 시간을 극복하고 2007년 명예의전당에 이름을 올리던 때를 인생 최고의 순간으로 기억했다. 은퇴 이후 최고의 순간은 언제일까. 박세리는 “제가 꿈을 이루는 것을 보면서 자란 후배들이 각자의 꿈을 이뤘듯 다음 세대와 그다음 세대까지도 끊임없이 꿈꾸게 하는 데 보탬을 주는 과정 자체가 최고의 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선수 시절을 떠올리며 “천운을 타고난 사람”이라고 한 박세리는 “그래도 더 즐겁게 오래 골프를 하며 보다 더 많은 기록을 가지지 못한 게 못내 아쉽기도 하다”고 했다. “자신에 대해 너무 인색하다 보니 인간 박세리의 삶과 운동선수 박세리의 삶 사이의 밸런스를 못 맞춘 게 컸다”는 것이다. 은퇴하고 보니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카리 웹(호주) 등 경쟁자들과 그 시절 밥 한 끼도 같이 못 한 게 새삼 안타깝단다. “트로피라는 하나의 목표를 보고 달렸던 것이지 우리끼리 싸운 것도 아닌데 뭐가 어려워서 다정하게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 한번 하지 않고 살았나 후회가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그는 “지금 후배들에게는 ‘더 열심히 하라’는 말은 사실 필요 없다. 그 이상을 이미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자기를 더 아껴서 즐거움이라는 가치를 잃지 않고 운동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She is…

△1977년 대전 △1992년 KLPGA 투어 라일앤스코트 오픈 우승 △1996년 KLPGA 투어 상금왕·신인상 △1997년 LPGA 투어 퀄리파잉 스쿨 수석합격 △1998년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US 여자오픈 우승, 신인상 △2001년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 △2003년 최소타수상 △2007년 아시아인 최초 LPGA 투어 명예의전당 입회 △2010년 벨마이크로 LPGA 클래식 우승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골프 대표팀 감독 △2020년 USGA 밥존스상 △KLPGA 14승, LPGA 25승(LPGA 통산 상금 1,258만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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