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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대신 해외 반도체株 담는 개미 원정대

개인, 7거래일간 삼성전자 1조 팔고

지난주부터 엔비디아 580억 '사자'

인텔 기술 지연에 반도체 생태계 변동

美·中 파운드리 업체 위주로 눈돌려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를 주도한 인텔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그 수혜를 받을 회사를 찾기 위한 국내 투자자의 손길이 분주해지고 있다. 인텔의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 생산 난항을 계기로 경쟁사의 주가가 반등하고 미국과 중국 파운드리 업체의 성장성이 재평가되고 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대표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005930)가 반등하자 이를 매도하고 해외 반도체 기업들로 눈을 돌리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4일까지 7거래일 동안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를 1조419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지난주 외국인투자가가 삼성전자를 통로로 국내 증시에 복귀하면서 증시 급락장에서 매집한 삼성전자를 대거 팔아치웠다.

삼성전자로 차익실현을 거둔 국내 개인투자자는 해외 반도체 업종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4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해외종목 순매수 상위 2위와 6위에는 미국의 대표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인텔이 올랐다. 이들 기업의 순매수액은 각각 4,967만달러(약 593억원), 2,589만달러(약 309억원)다. 또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SMIC가 7위, 뉴욕 증시에 상장된 TSMC 주식예탁증권(ADR) 23위,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홀딩(ADR)이 24위로 집계됐다. 인텔의 공정 지연 발표 전인 7월 넷째주 SMIC는 중국판 나스닥인 커촹반 상장으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같은 기간 엔비디아의 순매수액이 2,046만달러에 불과하고 인텔과 TSMC는 순위권에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는 대목이다.





지난달 말께 인텔의 기술 지연 발표가 투자자의 전략 선회 변곡점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7나노 기반 제품 출시와 수율 개선이 연기되며 인텔 주가는 지난달부터 이달 3일까지 19.3% 하락하며 아성에 금이 가고 있다. 반면 그래픽처리장치(GPU)와 CPU를 두고 경쟁을 벌여온 엔비디아와 AMD는 보유한 신성장 동력이 인텔과 대비를 이루며 같은 기간 15.9%, 47.6%씩 뛰었다. 데이터센터·자율주행자 핵심 부품인 GPU 기술을 선도 중인 엔비디아는 지난달 인텔의 시가총액을 추월했다. 여기에 최근 반도체 팹리스 1위 기업인 ARM 인수전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엔비디아가 향후 반도체 시장의 흐름을 주도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 것으로 분석된다. AMD도 이미 7나노 제품을 선보이고 신제품 출시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하며 인텔과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적 관점에서 반도체 산업의 판이 흔들린다”며 “인텔의 위기로 AMD·엔비디아 등의 약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제품 설계부터 생산까지 총괄하는 종합반도체기업(IDM)을 표방한 인텔이 외부 생산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파운드리 업체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고 있다. 인텔이 반도체 위탁생산을 결정할 경우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50% 이상을 독식하는 TSMC가 파트너로 첫손에 꼽힌다. 또 미세 반도체 공정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ASML의 장기 성장성도 밝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텔의 고객 편입으로 파운드리 업계 전반의 낙수 효과가 발생해 공급망에 속하는 기업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개인은 인텔의 주가 급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사들이는 모양새다. 김형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텔은 미래 성장 동력 훼손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안전성과 호환성이 중시되는 서버용 CPU 시장에서의 지배력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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