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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기반 유산기부' 선도하는 하나은행

고령화·1인가구 증가로 신탁수요↑

서울대 이어 고대·충남대와 협의





신탁 시장을 선도해온 하나은행이 국내 주요 대학과 신탁 기반의 유산기부를 위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에 신탁을 기반으로 재산을 기부한 사례가 전해지며 다른 대학들에서 관련 문의가 쏟아지면서다.

배정식(사진) 하나은행 100년 리빙트러스트센터장은 최근 서울경제와 만나 “서울대와 신탁 기반의 유산기부 업무협약을 맺은 후 고려대와 충남대에서도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국내 다른 대학들이 신탁에 기반한 기부 방식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하나은행에 자신의 재산을 신탁한 80대 김씨가 사후에 재산을 서울대에 기부한 점이 알려지면서다. 치매 초기 진단을 받아 요양원에서 생활하던 김씨는 신탁을 통해 생활비·의료비 등 지출 관리를 모두 하나은행에 맡겼다. 배 센터장은 “유산기부 신탁 상품 계약자의 70%가 60~90대였다”며 “고령화 속도가 빠른 요즘 치매 신탁 등 신탁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설명했다.

신탁이란 현금뿐만 아니라 부동산, 주식, 채권, 각종 권리 등의 관리 및 처분을 해주는 상품이다. 자산관리부터 상속 설계, 사후 상속 집행까지 종합자산관리를 다룬다. 흔히 재벌이나 기업가 등 고액 자산가만 이용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 돈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누구나 신탁에 가입할 수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금전신탁 가입자의 평균 재산 규모는 800만~900만원이다.

오히려 재산 규모보다 상황에 따라 유불리를 따져 신탁에 가입하는 게 좋다는 지적이다. 가령 배우자·자녀가 없는 1인 가구가 대표적인 사례다. 배우자·자녀 없이 사망한 경우 흔히 조카들이 상속인이 된다. 형제 간에도 상속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하기 쉬운데 사촌들 간에 재산 상속을 협의한다는 것은 더 쉽지 않다. 이때 신탁이 갈등을 조정하고 재산이 유의미한 곳에 쓰일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배 센터장은 “미성년자나 20대 초반의 자녀에게 부동산을 증여하고 싶어 조건부 신탁을 찾는 경우도 최근에 많다”며 “PB가 부동산 매수 매도를 주로 다룬다면 신탁은 리모델링·임대 등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해주고 필요한 경우 적절한 사업자까지 연결해준다”고 언급했다.

지난 2010년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유언대용신탁 출시로 신탁 시장이 형성됐지만 아직 국내는 미국·일본만큼 신탁이 자리 잡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모바일로도 쉽게 신탁에 가입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배 센터장은 “상조회사를 연결해주고 종교시설에 49재까지 맡겨주는 등 은행이 갈수록 오지랖을 넓히고 있다”며 “고령화·초저금리 시대에 ‘집사’ 역할을 하는 신탁의 필요성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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