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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경제동향
[단독] ‘매물실종·전세가 폭등’ 임대차법 후폭풍…정부는 이미 알고 있었다

정부, 2015년 임대차법 연구용역 시행

당시, 공급 감소, 전세가 폭등 등 경고

현 전세시장, 당시 부작용 그대로 나타나

임대차 3법‘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29일 서울 송파구의 한 상가 부동산중개업소 매물 정보란이 비어있다./서울경제DB




국토교통부가 지난 2015년 말 전월세상한제가 시행될 경우 5만5,800가구에 이르는 임대주택 공급이 줄어드는 등 시장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학술연구 자료를 여·야 정치권에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보고된 연구자료에는 제도시행 후 임대료 2.5~9.8% 상승, 임대주택 공급 감소, 전세의 월세 전환 심화 등 시장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을 주요 내용이다.

이후 정부는 정권교체 후 법무부 주관으로 다른 학술 용역을 실시해 전월세 상한제와 갱신요구권을 시행해도 임대료 상승 폭이나 임대 공급 축소 등의 영향이 크지 않다는 또 다른 학술연구를 실시했다. 이에 낙관적인 예측이 담긴 학술연구을 기반으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협의 등을 거치지 않고 시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한국주택학회 및 국회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5년 8월부터 ‘민간임대주택시장에 대한 임대료 규제의 효과 등 연구 용역’을 실시해 12월 8일 당시 국회 서민주거복지특별위원회에 보고했다. 당시 서민주거특위에는 김현미 현 국토교통부 장관과 국회 법제 사법위원장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2015년 말 보고서 보니>

서울경제가 입수한 당시 연구용역 보고서를 보면 2+2년의 계약갱신 청구권과 갱신 시 상한 폭을 5%로 제한하는 현재와 유사한 제도를 도입할 경우 시장 임대료보다 추가로 9.96%포인트까지 임대료가 더 오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용역은 한국주택학회가 수행했으며 연구 과정에서 조명래 현 환경부 장관 등이 더불어민주당 측 자문위원으로 참석해 연구과정을 점검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의 자연스러운 임대료 상승률이 클 수록 추가로 발생하는 임대료 상승 폭도 큰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임대인들이 원래 받을 수 있는 가치와 현재 가치의 격차가 큰 만큼 다음번 신규 계약 때 임대료가 한꺼번에 오르는 논리다. 이에 만약 시장의 자연스러운 임대료 상승률이 10%라면 적게는 8.40%, 많게는 9.96%의 추가 임대료 상승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임대료의 자연 상승률이 5%라도 5% 상한 규정이 있을 경우 3.24~4.73%의 추가상승이 발생했다.

다만 2015년 주거특위에서 당시 이 같은 수치를 두고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당시 이미경 위원장은 “1989년 전세기간 연장 당시 연 20% 올랐다는 정부 주장보다는 훨씬 안정적”인것 아니냐는 반응이었다. 이에 대해 연구를 총괄한 정의철 건국대 부동산학교 교수는 “임대차 시장이 임대인 우위의 시장이거나 공급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면 전월세 상한제 도입 후 임대료 상승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에서는 특히 최근 추가 규제로 여권에서 논의하고 있는 전월세 상한율 인하에 대해서 지적했다. 보고서는 “전월세 상한율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임대료를 규제할 경우 5%로 제한된 전월세상한제보다 더욱 심각한 가격 규제 효과가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가격 규제로 시장이 왜곡된다는 것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집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임대차3법 등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부작용 현실화 되는 임대차 시장>

당시 국토부의 연구보고서 내용은 상한제 및 갱신청구권 도입과 맞물려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서울의 주요단지에서 전세 매물이 ‘0’인 단지가 속출하는가 하면, 전세가 상승률도 가팔라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은 8월 첫주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 상승률은 0.17%로 58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주거 선호도가 높은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상승률은 전주 0.24%에서 0.30%의 상승폭을 높였다.

예상된 부작용에도 불구 정부와 여당의 제도 시행 준비는 부족한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 교수는 “부작용이 있더라도 세입자 보호라는 측면 비중을 두고 제도를 시행할 수는 있다”면서도 “다만 임대차 법은 시장의 구조 변화가 뒤따르는 만큼 시장의 이해당사자들이 함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협의를 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당시 논의 이후 보완을 하거나 추가 협의하는 과정이 없었던 아쉬움이 있다”고 짚었다.

다만 정부는 지난해 법무부 주관으로 임대차 규제와 관련한 별도의 학술 연구용역을 실시하기도 했다. 해당 연구에서는 2015년 국토부의 연구 용역이 부작용이 과장됐다고 지적하며 전월세 상한제와 갱신청구권으로 인한 추가 임대료 상승이 1%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법무부 주관 연구에서도 “계약 기간 종료 후 다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까지도 상한률을 제한한다면 당사자간 계약의 자유 원칙을 과도하게 해치는 것이 아닌지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흥록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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