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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국방 300兆 쏟는다지만, 운영비가 200兆…실효성에 의문

[2021~2025 '국방 중기계획']

年평균 국방비 증가율 6.1% 책정

2026년엔 70조로 일본 추월할듯

장사정포 요격 '아이언돔' 개발에

F-35B 탑재 경항공모함 추진 속

병사 월급 '하사급'으로 인상 등

전력운영 비중 커 '비효율' 논란





국방부가 내년부터 5년간 방위력 개선에 100조1,000억원, 전력운영에 200조6,000억원 등 300조7,000억원 규모의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을 수립했다고 10일 밝혔다. 국방과학연구소에서 개발한 K2전차의 모습. /연합뉴스


앞으로 5년 동안 군을 유지하는 데 200조원, 무기구입 비용으로 100조원 등 모두 300조원의 국방예산이 투입된다. 특히 오는 2025년이면 국방비가 일본과 같아지거나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국방예산의 효율성과 적정규모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국방부는 내년부터 5년간 방위력 개선에 100조1,000억원, 전력운영에 200조6,000억원 등 300조7,000억원 규모의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을 수립했다고 10일 밝혔다. 연평균 국방비 증가율을 6.1%로 책정한 이 계획에 따르면 2024년 60조원을 넘어서고 2025년에는 67조6,000억원에 도달한다. 이 추세가 지속되면 2026년 국방예산은 7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예산은 지난 2017년 40조원대를 넘긴 뒤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군은 이 기간에 정찰과 방어능력을 중점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 방어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중점을 뒀다.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포함한 한반도 전역에 대한 24시간 통신·계기정보를 탐지할 수 있는 공중신호정보수집체계와 군사용 각종 정찰기·정찰위성 개발에도 착수한다. 특히 최근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에 따라 개발이 가능해진 고체추진 우주발사체를 활용해 초소형 군사용 정찰위성 개발에 들어갔다.

패트리엇(PAC-3)과 철매-Ⅱ 성능개량형을 추가하고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 양산에 착수해 지금보다 약 3배에 이르는 요격미사일을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으로부터 수도권 및 핵심 중요시설을 방호할 수 있는 장사정포 요격체계(한국형 아이언돔)를 개발해 2020년대 후반에 전력화할 예정이다.

3만톤급 경항공모함도 2030년 초께 전력화할 계획이다. 미국의 아메리카급 강습상륙함과 유사한 형태로 알려진 한국형 경항모에 탑재되는 전투기는 F-35B가 유력하다. 여기에는 10대가량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군은 기계식 레이더인 F-15K 전투기에 최근 국내 기술로 개발된 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장착하는 성능 개량을 추진한다. 군은 2025년까지 병사 월급을 꾸준히 인상해 병장 월급을 하사의 절반 수준인 100만원까지 올릴 계획이다.

국방부가 발표한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의 최대 특징은 숫자 그 자체에 있다. 5년간 300조원. 불과 몇 년 전까지도 넘보기 어려운 금액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국방비가 급증했기에 이런 현상이 나왔다. 연평균 6.1% 이상이라는 증가율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인 2016년과 비교하면 60% 늘어난 수준이다. 국방예산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직전까지 연간 10% 안팎의 증가율을 유지했으나 이후 김대중 정부 연평균 6%대, 노무현 정부 7%, 이명박 정부 5%대, 박근혜 정부 5% 미만의 증가에 그쳤다.



보수정권이 아니라 진보정권에서 오히려 국방비가 증액되는 이유는 두 가지로 풀이된다. 우선은 자주국방 능력 강화, 즉 전시작전권 회수에 대비해서다. 미군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정찰 및 정보자산 획득에 예산이 집중되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진보정권이라 안보를 게을리한다’는 평가를 사전에 막으려는 의식 역시 진보정권의 국방비 증액으로 이어진 배경으로 보인다.

/자료제공=국방부


/자료제공=국방부


군 안팎에서는 국방비 증액을 반기는 분위기지만 두 가지 주목할 대목이 있다. 첫째, 계획의 실행 여부. 경제성장률이 꺾이면 세수 증가세도 이전만 못하다는 점은 자명한 사실이다. 다른 부분의 예산이 깎이거나 동결되는 마당에 국방비만 크게 오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는 한국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인 논란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국력의 종합지표인 국내총생산(GDP)이 우리보다 3.14배 많은 일본과 비등한 수준이라는 것은 한국의 안보 부담 비용이 큰 반면 일본은 낮다는 점을 의미한다. 한국의 국방비 급증이 일본을 자극하고 일본 군비 증강은 중국의 군비 투자를 부르는 연쇄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국방예산 자체의 숨은 비효율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인건비를 포함한 전력운영비 비중을 줄이는 대신 자주국방을 위한 무기체계 전력화 사업 등 방위력개선비 비중은 늘린다는 기본 입장과 달리 전력운영비가 크게 늘어났다. 고정적인 경상비 지출이 늘어난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병사들의 월급 인상 때문에 경상비가 늘어났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병사 월급 인상 소요분은 군인연금 적자 보전액의 40%에도 못 미친다. 일반 부처 예산 중에 3분의2가 고정지출이라면 감사 대상이다. 중장기적으로 경상비 삭감 압박이 예상된다. 군 장교 감축과 군인연금제도 개선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가늠하기 어려운 변수도 있다. 한반도 평화와 북한 비핵화가 진행될 경우 군비 축소 문제가 필연적으로 대두하고 국방비 감축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고 새로운 미사일을 계속 선보이면 중기계획 이상의 국방비가 필요할 수도 있다. /권홍우선임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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