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들의 투자 열기가 좀체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올해 여름 휴가시즌에도 증시 거래대금이 20%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촉발된 높은 변동성을 노린 투자 전략과 부동산 규제 강화 등으로 주식시장에 대거 유입된 개인 투자자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빈번히 거래에 참여한 것이 거래 증가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여름휴가가 집중돼 있는 지난 7월25일부터 8월7일까지 10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은 28조5,34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국내 양대 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인 23조8,570억원보다 약 19.6% 증가한 수치다. 개인 투자자의 매매 참여도 크게 늘었다. 같은 10거래일 동안 양대 증시 속 개인의 매매 금액(매수·매도 합산액)은 일 평균 45조7,640억원으로 올해 7월 평균 매매액(38조100억원)과 비교해 20.4% 증가했다.
통상 7월 말부터 8월 초(7말8초)는 여름휴가 시즌으로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것이 그동안 주식시장의 통념이다. 실제 직전 5년(2014~2019)간 여름 휴가철(7월 마지막 5거래일과 8월 초 5거래일) 양대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8조8,230억원 규모로 7월 평균 거래대금(9조540억원)보다 2.55%가량 적었다. 또한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합산 개인 평균 매매금액은 11조2,490억원 규모로 7월 평균치(12조490억원) 대비 6.64%가량 적었다.
동학개미의 등장과 함께 MTS의 존재감 확대가 올해 ‘휴가철 주식 거래가 감소한다’는 상식과 달리 거래대금이 증가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MTS를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휴가지에서도 주식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휴가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MTS 거래비중(거래대금 기준)은 각각 41.08%, 48.05%를 차지했다. 주식 거래 플랫폼 중 MTS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월만 해도 코스피 25.66%, 코스닥 41.74%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7월에는 40.91%, 47.52%에 달하며 반년 사이에 점유율을 큰 폭으로 확장했다. 반면 영업단말(영업점 방문, 전화 주문 등)의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점유율은 올해 1월 29.83%와 8.53%에서 7월 17.23%, 6.04%로 뒷걸음질쳤다.
지문·홍채 인식 등 간편한 인증과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발 빠른 매매로 대처가 가능하다는 MTS의 이점이 개인에게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시장의 변동성이 급증한 직후 휴대성과 즉시성에서 유리한 MTS 거래비중이 크게 늘었다”면서 “새로운 투자자의 시장 참여가 MT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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