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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뚜레쥬르 매각 선회 CJ... 안판다던 CGV·올리브영 줄줄이 내놓나

부인공시 3개월도 안돼 뚜레주르 매각 공식화

투자자 기만했다는 비판 피하기 어려울 듯

'승자의 저주'에 매각 통해 현금확보 '안간힘'





CJ(001040)그룹이 안 판다던 뚜레쥬르의 매각 추진을 시인하면서 자본시장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불과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뒤집어진 입장을 두고 경영진이 투자자뿐만 아니라 매각 대상회사의 근로자 등을 기만했다는 것이다. 또 계열사 매각의 물꼬가 다시 트인 만큼 그동안 물망에 오르던 CJ CGV(079160)를 비롯해 올리브영 등도 줄줄이 매물로 등장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CJ는 15일 뚜레쥬르 매각과 관련해 “씨제이푸드빌(주)의 경쟁력 강화와 사업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는 내용을 공시했다. 전일 CJ푸드빌 측은 “사업부 매각을 통틀어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입장은 뚜레쥬르를 팔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지 불과 3개월이 되지 않아 바뀌었다. 지난 5월 15일 CJ는 한 공시를 통해 “CJ푸드빌은 현재 뚜레쥬르의 지분매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통상 상장회사의 M&A 거래의 경우 주가에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공시를 통해 이를 명확히 하고, 공시 이후 3개월간은 이 같은 내용에 반한 경영판단(공시 번복)을 내리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금융당국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한 뒤 벌점을 부과한다. CJ푸드빌의 경우 상장회사는 아니지만 공시의무가 부여된 대기업집단의 계열회사다.

CJ그룹은 이 같은 유가증권시장 공시규정을 교묘히 피해갔다. 주가에 영향을 끼치는 사안과 관련해 조회공시 요구가 들어오기 전에 자율공시를 할 경우엔 공시번복으로 제재를 받게 되는 기한이 3개월에서 1개월로 줄어든다. CJ가 지난 5월 오전께 먼저 나서 해당 사실을 부인하는 공시를 냈던 것도 이 때문. 이미 뚜레쥬르 매각과 관련해 물밑에서 인수후보군을 찾고 있던 상황이라 부인공시를 내되,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는 기한을 최대한 줄여놨던 것이다.

CJ 사정에 정통한 한 금융투자업계의 관계자는 “CJ그룹 자체가 인수합병 거래에선 먼저 물밑 접촉을 통해 인수 후보와 협상을 한 뒤 여의치 않을 때 공개매각으로 나서는 방식으로 거래 한다”며 “뚜레쥬르 매각도 진행이 된 지는 꽤 오래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투자자와 뚜레쥬르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기만했다는 비난은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9만1,200원으로 시작한 CJ의 주가가 장 초반 9만3,800원까지 치솟았다. 주가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게 없다는 내용의 공시 이후 미끄러지기 시작해 한때 8만8,8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뚜레쥬르 매각 정보와 관련해 민감하게 움직인다는 뜻이다. 회사의 공식 입장을 믿었던 뚜레쥬르 종사자들도 이 같은 회사의 급작스런 입장 변화에 동요할 수밖에 없다.

CJ가 이처럼 계열회사 매각과 관련해 신중한 접근을 보이는 것을 두고 경영진이 그룹 재무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외부 시선을 무마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재현 회장은 경영에 복귀한 2017년 당시 2020년에 그룹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며 그레이트CJ라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이후 CJ제일제당(097950)이 미국 카히키와 독일 마인프로스트, 그리고 쉬완스컴퍼니를 줄줄이 인수했다. CJ대한통운(000120)도 미국 DSC로지틱스 등 인수를 통해 덩치를 키운 바 있다. CJ CGV는 재무적 투자자(FI)와 손잡고 중국과 동남아, 그리고 터키 등에서 사업을 확장했다.

이후 차입금 부담 등으로 재무상황이 악화하자 CJ제일제당의 유형자산, CJ헬로비전, 그리고 CJ푸드빌의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 등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해 왔다.

인수합병 업계에선 ‘승자의 저주’에 빠진 CJ그룹의 계열회사가 줄줄이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CJ는 그룹은 계열회사 상당수가 매각 대상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며 “프랜차이즈 음식점 브랜드를 보유한 CJ푸드빌을 비롯해 CGV, 올리브영 등 매각설이 나왔던 매물이 조만간 공식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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