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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만에 수백 점 그림이 태어나는 그곳

[책꽂이]예술이 꽃피는 이마도작업실

이승미 지음, 헥사곤 펴냄





국도 1호선의 출발점인 동시에 ‘땅끝마을’이라 불리는 해남 우수영에서 서쪽으로 돌아서면 두 마리 말이 달리는 듯한 형상의 작은 섬 임하도가 있다. 한때 섬마을 아이들이 뛰놀던 임하분교는 20년도 더 전에 폐교가 됐고 해남종합병원 수련원으로 사용되기도 했으나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쓸쓸한 곳이 됐다. 그랬던 임하분교에 2014년부터 예술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행촌문화재단에 의해 예술가들의 창작공간인 ‘이마도 작업실’로 변신한 것이다.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4년이나 쓸쓸한 바람과 파도 소리를 벗 삼아 사색하고 창작의 시간을 가진 예술가는 지난해까지 63명에 이른다.

신간 ‘예술이 꽃피는 이마도 작업실’은 이곳 창작 레지던시에서 만난 작가들과 저자 이승미 행촌미술관장의 대담집이다. 국립현대미술관 교육팀장, 인천아트플랫폼 관장 등을 역임한 그는 2014년 해남 행촌문화재단 설립과 함께 행촌문화재단을 이끌고 있다.

이마도 작업실에 머물렀던 최석운 작가는 화가에게 작업실이란 익숙한 곳이기 마련이나 “작은 섬에 위치한 이마도 작업실은 낭만적인 고립을 느끼는 유배지다. 처음 본 염전에서 소금을 만드는 사람들은 길을 지날 때마다 만나고 도처에 무화과와 동백꽃, 유채꽃이며 바다가 왔다 갔다”하는 곳이라면서 “레지던시 작업장은 떠나온 집과는 다른 전투력이 생긴다. 불완전한 불편한 곳에서 벌어지는 전투 같은 느낌이라 거칠지만 예술가의 긴장과 감성의 날을 세울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그림이란 “나의 외로움을 잊을 수 있게 해주었고 날카로운 상처를 견디게 해 주었으니 다행이고 감사한 마음, 좋아서 했다는 것을 넘어서 종교 같은 의미를 가져왔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어떤 작가는 이마도 작업실에서 몇 달 만에 1,200점의 작품을 그리기도 했고, 어떤 작가는 시를 읽고 또 어떤 작가는 곡을 쓰고 글을 쓰기도 했다.

책은 예술이 꽃피는 그 생생한 기록 속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한 발 더 나아가 우리 현대미술이 나아갈 방향과 우리 예술이 융성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까지도 고민하게 만든다. 2만8,000원.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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