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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은 인스타인데…카톡, 15년만에 대수술 노림수는? [김성태의 딥테크 트렌드]

AI 시대 생존 위해 'AI 허브'로 진화

광고 수익으로 AI 투자 자금 확보

이달 챗GPT 연동…외부서비스 연결

개편 과정에서 이용자 이탈 막아야





카카오(035720)가 15년 만에 카카오톡의 대대적인 개편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플랫폼과의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카카오가 광고 수익 확대를 노리고 이번 개편을 추진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단순한 수익 확대를 넘어 카카오톡을 ‘인공지능(AI) 허브’로 진화시키기 위한 승부수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모바일 시대에 한발 앞서 카카오톡을 출시했던 것처럼 AI 에이전트 시대를 겨냥한 선제적 행보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이번 카카오톡 개편은 ‘AI 인터페이스’로의 진화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에이전트가 인간의 다양한 업무를 대신하는 시대에도 카카오톡이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잡기 위한 체질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용자가 AI 에이전트와 만나는 첫 관문을 카카오톡이 맡겠다는 것이다. AI 에이전트를 이용하기 위해 별도의 앱을 실행하지 않고 카카오톡 내에서 대화뿐만 아니라 쇼핑·검색·예약 등 생활 전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달 23일 경기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에서 “AI를 통해 누구나 쉽고 편리한 일상을 누리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기적으로 광고 수익으로 AI 투자 위한 자금 확보


이번 개편이 단기적 관점에서 카카오톡의 체류 시간을 늘려 AI 개발 핵심 재원인 광고 수익을 늘리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카카오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광고 매출은 321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15.8% 수준이다. 단일 사업 중에서는 뮤직 부문(5180억 원)만이 이보다 크다. AI 경쟁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캐시카우인 광고 사업을 성장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카카오는 이용자가 더 오래 머물도록 하기 위한 전략으로 인기 소셜 미디어인 인스타그램 형태로 개편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첫번째 탭인 친구탭에 피드형 사용자환경(UI)을 도입해 친구들의 프로필 변경 내역을 타임라인 형태로 확인하도록 했다. 사용자 정서를 세밀하게 반영하진 못했지만 스크롤만 내려도 지인들의 소식을 손쉽게 확인하고 반응할 수 있도록 설계해 이용자의 습관적 체류를 유도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새 광고 지면도 확보할 수 있다.

세번째 탭인 오픈채팅탭을 ‘지금탭’으로 개편했다. 이 탭은 숏폼 영상을 전면 배치했다. 숏폼 공유 기능도 추가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핵심 기능도 대폭 개선했다. 채팅탭에 채팅방 폴더를 도입해 다양한 채팅방을 원하는 카테고리별로 분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개편으로 안읽음, 친구, 직장 등 관계 중심으로 채팅방을 정리할 수 있다. 메시지 수정 기능도 탑재됐다. 짧고 중독성이 강한 영상을 선보이는 동시에 편의성을 높여 이용자를 붙잡기 위한 취지다.

이달 카톡에 챗GPT 연동…AI 에이전트 허브로 진화


카카오는 AI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다. 카카오는 이달 카카오톡에서 바로 챗GPT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구현한다. 카카오맵과 선물하기, 멜론 등 다양한 서비스와 연결되며 편의성을 높인다. AI 에이전트를 커머스·페이·모빌리티·콘텐츠·헬스케어 등 자체 생태계뿐만 아니라 외부 서비스와도 연동할 계획이다. 현재 개발 중인 자사의 AI 에이전트를 공공서비스와 연계하는 방안을 행정안전부 및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등과 논의하고 있다.





카카오가 국내에서 최초로 선보인 MCP 기반의 개방형 플랫폼 ‘플레이 MCP’를 강화한다. MCP는 인공지능 모델이 외부 데이터나 도구와 소통하는 방식을 표준화한 통신 규약이다. AI 모델이 MCP를 통해 외부 시스템과 손쉽게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한다. 외부 개발자와 협업을 확대해 생태계 자체를 풍성하게 할 수 있도록 한다. 카카오는 ‘플레이MCP’ 기반의 ‘플레이툴즈’도 소개했다. 이용자가 플레이툴에 카카오톡, 멜론, 카카오뱅크 등 원하는 서비스를 담아두면 카카오톡 안의 챗GPT나 다른 AI가 이를 불러와 실행한다. 예를 들어 ‘지금 인기 있는 노래 알려줘’ 라고 입력하면 멜론 MCP 툴을 실행해 차트 정보를 보여준다. 유용하 카카오 AI에이전트플랫폼 성과리더는 “플레이MCP에 모인 툴 생태계는 마켓플레이스인 플레이툴을 거쳐 카카오톡에서 사용할 수 있는 챗GPT와 같은 AI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손쉽고 편리하게 제공될 것”이라며 “다양한 MCP 파트너사들과 함께 AI 시대의 새로운 프론트엔드를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유 성과리더는 “파트너와 이용자 모두가 쉽게 AI를 경험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AI 시대 생존 위해 허브로 진화…라인도 이미 AI 에이전트 탑재


카카오톡이 AI 허브로 진화하려는 이유는 생존을 위해서다. AI 중심 시대에 적응하지 않으면 대표 플랫폼으로서 지위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AI를 접목하지 않으면 핵심 사업인 광고와 커머스 경쟁력도 약화할 수밖에 없다. AI 에이전트가 직접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까지 하는 시대가 열리면 이용자에게 노출되는 광고의 양이 줄어들 전망이다. 또 카카오톡 선물하기나 톡스토어 등 커머스 경로를 경유하지 않고 AI가 판매자와 직접 거래하는 구조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나온다. 카카오가 단순한 플랫폼을 넘어 AI 에이전트들이 오가는 ‘AI 허브’로서 진화해 생태계 주도권을 가져와야 하는 것이다.

라인에 탑재된 AI 에이전트 ‘라인 AI’. 사진제공=라인야후


AI 허브를 지향하는 메신저는 카카오만이 아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합작사인 라인야후도 AI 에이전트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라인야후는 대표 메신저인 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라인야후는 모든 서비스 영역을 AI 에이전트 기반으로 진화시키고 있다. 라인야후는 올해 4월 라인에 '라인 AI'를 탑재했다. 라인 AI는 오픈AI API 등과 연동된다. 이용자는 라인 앱에서 바로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신중호 라인야후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올해 7월 공개된 인터뷰를 통해 “경영진은 AI 에이전트를 전제로 한 새로운 시대에 맞춰 사고방식을 전환해야 한다는 결정을 신속히 내렸다”며 “AI 에이전트는 이용자의 요구를 한층 깊이 이해하고 개인화를 구현할 수 있으며 사용자의 다양한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텐센트도 올해 3월 메신저 위챗에 AI 비서 ‘위안바오’를 투입했다.

AI 에이전트 자체 개발…안전성 확보 추진


카카오는 외부 AI 의존을 줄이는 동시에 자사 생태계 최적화를 위해 자체 AI 에이전트도 개발하고 있다. AI 에이전트의 필수 역량인 추론 능력도 고도화하고 있다. 텍스트·이미지·오디오·비디오 등 이종 데이터를 통합 이해·생성하는 AI 모델 ‘카나나-o’를 개발하고 있다. 추론 능력을 갖춘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자유자재로 이해하고 생성하는 ‘애니 투 애니’ 구조의 옴니모달 모델로 AI 에이전트 비서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김병학 카카오 성과리더는 “에이전틱 AI의 핵심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지시를 따르는 ‘인스트럭트’ 모델과 깊게 생각하는 추론 모델을 통합해 카카오 서비스에 최적화된 하이브리드 언어모델을 완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AI 안전성도 높일 계획이다. AI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검증할 수 있는 AI 가드레일 모델 ‘카나나 세이프가드’를 일부 계열사 AI 서비스에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미지·영상 등 멀티모달 생성형 AI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검증할 수 있는 ‘AI 가드레일 모델’을 개발한다. 이상호 카카오 AI 세이프티·퀄리티 성과리더는 “기술 발전 속도에 부합하는 더욱 안전한 안전벨트를 개발하겠다”고 전했다.



카카오가 AI 에이전트 시대의 주요 허브로 자리 잡기 위해 전환 과정에서 이용자 이탈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AI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진화를 마무리 하기 전에 사용자가 줄어들면 생태계를 구축할 동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최근 개편에서 이용자의 정서를 세심하게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구글 플레이에서 이날 0시 기준 카카오톡 평점은 1.0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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