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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부동산과 정치, 달콤한 유혹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





최근 거대 여당의 지지율이 역전당하면서 부동산 문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민심이반이 단순히 부동산 때문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인사를 봐도 다주택자에서 1주택자가 되거나 1주택 혹은 무주택자이거나 전셋집만 두 채인 인사들을 기용했다. 우선 다주택자가 가진 집을 모두 매도해 양도차익을 얻더라도, 전셋집은 2개라도 괜찮다. 어떤 기준인지는 이해가 되지 않지만 모 지사는 여당의 지지율 하락에 제일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부동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부동산과 정치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부동산은 의식주,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즉 모든 국민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부동산 문제는 정치인에게는 달콤한 유혹이다. 부동산 문제와 관련한 대책을 제시하면 유권자의 관심을 한몸에 받을 수 있다. 임대인과 임차인, 무주택자와 유주택자,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를 구분, 또 일방을 매도하게 되면 다른 한쪽의 표심을 얻을 수 있다.

실수요자는 확실히 보호하면서도 투기는 반드시 근절하고 불로소득 환수와 부동산투기 수요 차단 등을 통해 정의와 정상이 지배하는 사회로 만들겠다는 메시지를 통해 지지층을 만들 수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부동산은 정책이 아닌 정치로 가게 된다. 정치는 부동산이 주는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정치인은 표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달콤함이 지나치면 몸이 망가지게 되고 치아도 상하게 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에 집중적인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야당과 언론, 일부 시민들을 향해 갈등과 불안감을 조성하지 말라고 비판하면서 정치권과 언론에 협조를 당부했다. 유주택자와 무주택자, 임대인과 임차인의 갈등을 부추기거나 국민의 불안감을 조성하기보다는 새 제도의 안착과 주거의 안정화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했다. 예로부터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고 했다. 좋은 말만 들어서는 발전이 없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쓴소리를 할 때 자주 사용된다. 또 새로운 제도의 안착과 주거의 안정화는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지 언론의 역할이 아니다.

집은 삶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은 중요한 자산 증식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아직은 이용 중심보다는 소유 중심의 의식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혹자는 1가구 1주택 정책을 주장하기도 했는데 이를 강제하면 부동산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오히려 부작용이 더 많이 발생하리라는 것이 자명한 사실이다.

부동산 시장에 참여하는 국민은 모두 ‘악의 무리’라고 볼 수 있을까. 그리고 정부가 그 ‘악의 무리’와 싸우는 동안 가장 고통을 받는 대상은 바로 국민들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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