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건(46) 외교부 신임 1차관이 실·국장은 물론 과장들과도 토론하겠다며 문재인 정부의 성공에 앞장서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민국 이익에 일조하겠다는 다짐을 내비쳤다.
18일 별도 취임식 없이 업무를 시작한 최 차관은 취임사를 통해 외교부 직원들에게 이 같은 의견을 전했다. 최 차관은 “우리는 고도의 전문가 집단”이라며 “그러나 전문가라는 이름 아래 권위를 앞세우거나 벽을 쌓는 것은 외교부의 경쟁력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문 분야 간 경계선을 허물고 다양성과 마주 앉아 시대와 국민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깊이 고민하고 경청해야 한다”며 “외부 소통 못지 않게 우리 내부의 공감도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에 나는 실·국장은 물론 실무과장과도 토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과장의 업무환경을 점검해 실질적인 업무 집중도 강화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심의관의 경험과 전문성 또한 적극 활용돼야 하고 일선 부서원의 능력이 방치되고 있지는 않은지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입신양명보다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내는 직원, 묵묵히 자신의 업무를 챙기고 동료에게 봉사하는 직원이 발굴되고 보상 받고 대우 받는 인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대외적으로도 투명하고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최 차관은 아울러 “더 이상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국민의 희생만을 강요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며 “대통령의 8·15 경축사처럼 국가는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이국땅에서 고난을 겪어도 구해줘야 한다는 국민의 믿음에 응답해야 하고 외교부 역시 국민 안전과 관련해서는 무한책임을 짊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일도양단의 이분법적 세계관으로는 다양한 외교 과제를 풀어낼 수 없다”며 “일도양단의 프레임에 의해 외교적 상상력과 혁신이 제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끝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대한민국의 이익을 따박따박 지켜내는 외교부로 거듭나도록 일조하겠다”며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한 이 길에 외교부가 앞장설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최 차관은 역대 최연소 외교부 1차관이자 외무고시 출신이 아닌 첫 인사다. 지난 14일 청와대의 차관급 인사 가운데 가장 파격 인사로 꼽힌다. 최 차관은 국방과 통일 관련 업무 외 외교업무 경험이 전혀 없는 인사라는 점에서 더 주목받았다.
외교부 1차관은 한미·한중·한일 외교는 물론 외교부 인사·예산까지 총괄하는 대한민국 외교 전략의 핵심 직책이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기정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등과 함께 ‘연·정(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출신) 라인’으로 꼽히는 그는 국가안보실에서 대표적인 자주파로 분류됐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과는 끊임없이 갈등설을 빚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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