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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아이치이





지난 2013년 말 방영돼 28.1%에 이르는 시청률로 히트를 친 ‘별에서 온 그대’. 이 드라마는 중국에서도 흥행에 성공하면서 현지 미디어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인 ‘아이치이(愛奇藝·iQiyi)’가 이 드라마를 방영하며 일거에 업계 1위로 올라서는 발판을 마련했다.

2010년 1월 설립된 아이치이는 초창기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정품 콘텐츠로 승부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불법 영상이 기승을 부리는 중국 시장을 주도하기는 쉽지 않았다. 더욱이 시장은 이미 알리바바의 ‘유쿠’와 텐센트의 ‘텐센트비디오’에 넘어가 있었다.

분기점은 2012년 찾아왔다.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가 아이치이를 인수한 것이다. 회사는 이때부터 당시 열풍이 불던 한류에 투자를 시작했는데 첫 작품이 ‘별에서 온 그대’였다. 방영 직후 현지에서는 ‘천송이(여주인공) 코트’ 등 신드롬이 일어났고 ‘치맥(치킨+맥주)’ 열풍이 불었다. 대박을 친 아이치이는 연이어 ‘태양의 후예’를 내보냈다. 이 드라마 역시 회당 평균 스트리밍 조회수가 1억600만뷰에 이를 만큼 인기를 얻었다. 아이치이는 내친김에 2015년부터 웹 드라마 등 자체 제작 콘텐츠를 내놓아 또 한번 히트를 쳤다. 이어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과 중국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랩 오브 차이나’를 줄줄이 출시하면서 최고 자리를 굳혔다. 아이치이는 이를 발판으로 2018년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고 유료 구독자도 지난해 3·4분기 말 1억500만명에 달하면서 ‘중국판 넷플릭스’라는 별칭을 얻었다.



급속한 성장세를 질시한 것일까. 4월 아이치이에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한다. 미국 투자정보업체인 울프팩리서치가 이 회사의 회계 부정 의혹을 폭로한 것이다. 수익과 가입자 수를 과대 계상해 매출을 최대 44% 부풀렸다는 내용이었다. 급기야 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18년 이후 모든 재무와 영업실적에 대한 정밀 감사에 들어갔다. 아이치이가 앞서 회계 부정이 들통 난 중국 루이싱커피의 전철을 밟을지, 미 당국과 기업의 공세를 이겨내고 중국인의 사랑을 계속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영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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