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수도권에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가운데 경상북도 경주에서 500명 규모의 장로 부부 수련회가 개최돼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대한예수교장로회 전국장로회연합회(이하 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경주의 한 호텔에서 약 500명 규모의 ‘제33회 전국 장로부부 하기 수련회’가 열리고 있다. 일정표를 보면 수련회에서는 각종 특강과 기도회 등이 진행된다. 이 같은 사실은 18일 오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졌다.
연합회 측은 해당 수련회가 예전부터 준비된 행사였기 때문에 예정대로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행사 취지상 비대면보다는 대면으로 진행하는 것이 적합해 그렇게 했다”고 밝혔다. 또 연합회는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가며 행사에 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전 참석자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식당과 강당에서 2m 거리 두기를 지키고 있을 뿐 아니라 식당에서도 한 방향으로만 밥을 먹고 있다”며 “들어오고 나갈 때 발열 체크를 하고 주기적으로 소독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도권이 아닌 경주에서 실내 대규모 행사가 개최되는 것은 방역수칙 위반은 아니다. 정부는 19일 0시를 기점으로 수도권에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서는 실내 50인 이상 대면집합·모임·행사가 원칙적으로 금지되지만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만 해당된다.
그럼에도 최근 일부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수백명 규모의 수련회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울산 지역 시민들이 이용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바로 옆 지역인데 걱정도 되면서 이 시국에 (행사를) 허락해준 호텔 측에도 화가 나고 답답하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취소하고 조용해질 때 하면 좋을 텐데 이건 아닌 것 같다”는 글이 게재됐다. 연합회 관계자는 “(사회의 우려를 고려해) 계획된 일정보다 일정을 단축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김태영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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