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8·15 광화문 집회 참가자 가족과 외국인 선원 등 5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 울산에서 하루 사이 5명이 추가되자 송철호 시장과 5개 구군 단체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감염병 예방을 호소했다.
송철호 울산시장과 5개 구군 단체장은 22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 확산 방지를 호소했다.
송 시장은 “울산시는 지난 2월 22일 지역에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선제적 방역조치로 조기 진화하며 가장 오랫동안 코로나19 청정지역을 유지 할 수 있었다”고 말한 뒤 “하지만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 참가 중 두 분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청정지역 울산’이라는 별칭은 무산되었고, 광화문집회 관련 지역 감염 확산의 우려가 현실이 되고 말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울산에선 지난 20일과 21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67세 여성과 73세 남성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또 73세 남성은 감기 증상이 있는데도 아파트 사무실에 3일 연속 출근했으며, 아파트입주자 회의에도 두 차례나 참석했다. 이 때문에 아내와 아파트 입주민 등 2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67세 여성과 함께 같은 전세버스를 타고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한 참가자가 자가격리 장소를 이탈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울산시는 73세 남성에 대해 치료가 끝나는 즉시 고발 등의 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
송 시장은 “시는 지금의 상황을 시민의 건강과 안녕을 위협할 수 있는 매우 엄중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비철산업 등 국가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산업수도인 만큼 이 같은 확산세가 산업현장으로 번질 경우 울산경제는 물론 대한민국 경제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일촉즉발의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광화문 집회 참석자 명단을 확보하지 못해 울산시는 애태우고 있다.
울산시는 광화문 집회에 참가한 인원을 547명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22일 현재까지 353명만 검사를 받았다. 200여 명의 참가자 신상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로 이들은 현재까지 검사를 받지 않고 방치돼 있다.
송 시장은 “문제의 심각성은 아직 200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검사를 받지 않고 있고, 신원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며 “만약 이분들이 바이러스를 보균한 상태로 지역사회를 활보할 경우 지역의 방역 전선이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고 우려했다.
울산시는 명단 확보를 위해 행정조치 11호와 12호를 발령했다. 행정조치 11호는 집회 참가자에 대한 자진 검사 유도다. 행정조치 12호는 광화문 집회에 지역 참가자를 모집하거나 인솔한 책임자 등을 대상으로 한다. 목사와 장로, 전도사, 신도, 정당 및 단체 관계자를 포함한다. 이들은 버스에 탑승한 참가자의 성명과 휴대폰번호, CCTV 정보, 버스임대계약서 등을 울산시에 제출해야 한다. 울산시는 행정조치를 위반하면 300만원 이하의 벌금과 치료비의 본인부담은 물론 그로 인해 발생한 피해와 손해에 대한 구상권도 청구할 방침이다.
하지만 누구도 명단을 제출하지 않았다. 울산시는 21일 명단을 제출하지 않은 인솔자 등 19명과 단체 1곳을 상대로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으나 여전히 명단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송 시장은 “다시 한 번 강력히 호소한다”며 “지난 15일 광화문집회에 다녀온 시민은 한시라도 빨리 진단검사를 받고, 신상 정보를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시민은 울산시의 명단 확보 노력에 적극 협조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울산시는 나머지 참석자 자진 검사 독려를 위해 이날 오후 긴급 상황실을 설치했다. 시는 또 확산 방지를 위해 문화·예술 관련 모든 행사를 모두 연기·취소하고 해수욕장도 조기 폐장했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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