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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입맛대로 '기재부 국회보고'...'허술한 수입추계'에 통화정책 월권 논란까지

세입경정 반영 않고 미정확 수치

올·내년 총수입 산출 근거 빈약

'통화 완화유지' 기재했다 해명도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지난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기획재정부가 올해와 내년 국세 수입을 포함한 총수입 규모를 엉터리로 추계해 국회에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한국은행의 고유 권한인 통화정책을 두고 기재부가 나서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히며 월권을 해 야당 의원의 따가운 지적을 받기도 했다.

23일 기재부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주요 업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예산 분야 올해 총수입은 298조2,000억원에서 내년에 290조1,000억원으로 8조1,000억원 줄어드는 것으로 적시됐다. 이는 기재부 소관 예산을 의미한다. 총수입은 국세 수입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반회계(세외수입 포함)와 국가균형발전 특별회계, 6개 기금으로 구성된다. 이 중 일반회계 수입은 올해 288조원에서 내년 278조9,000억원으로 9조1,000억원 감소한다.



하지만 기재부가 보고한 총수입 규모는 기본 전제부터 틀렸다. 올해 3차 추가경정예산 편성까지 이뤄진 상황에서 지난해 말 확정된 올해 본예산만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목적으로 추경을 편성하면서 세수 부족분을 메우는 세입경정을 했는데도 이를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본예산이 아닌 3차 추경 때 책정한 올해 일반회계 국세 수입은 271조원으로, 통상 10조원 안팎인 일반회계 세외수입을 포함해도 국회에 제시한 288조원과는 차이가 큰 셈이다.

2021년 증감률도 허술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년에 10조원 정도 세수가 적게 들어오고, 세외수입이 1조9,000억원 늘어나 2020년 본예산 대비 총수입이 8조1,000억원 줄어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세가 내년에 10조원 정도 덜 걷힌다고 보고 단순히 올해 본예산에서 세수 감소폭만큼 뺐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그러나 기재부의 다른 관계자는 국회에 제출한 숫자는 이렇다 할 산출 근거가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2019~2023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숫자를 잠정치로 해 가공해 만들어낸 숫자로, 공신력 있는 숫자로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재부 관계자는 “본예산과 추경을 각각 그때 상황에 맞게 비교한다”면서 “내년 예산안 국회 제출이 머지않은 시점이어서 변동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기재부는 내년 총수입과 총지출, 2020~2024년 중기재정운용계획, 2060년까지의 장기전망, 재정준칙 등을 놓고 현재 막바지 작업 중이며 오는 9월 초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국회 기재위의 한 의원은 “확실하지 않은 숫자를 넣어 허술하게 업무보고 자료를 만든 것은 문제가 많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기재부는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업무보고에서 “물가상승 압력도 낮은 만큼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썼다가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에게 따끔한 지적을 받았다. 윤 의원은 “통화정책 기조 유지가 언제부터 기재부의 업무였느냐”며 “통화정책은 한국은행법에 따라 금융통화위원회가 정하게 돼 있다”고 꼬집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에 대해 “희망적인 표현”이라며 “다음부터는 정확하게 표현하겠다”고 실수를 인정했다.
/세종=황정원·한재영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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