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인도네시아 부코핀銀인수 마침표

67%최대주주 지위 확보..투자금 4,000억원

코로나19·민족정서 등 비우호적 상황서 성공

은행·보험·카드까지 인도네시아 종합금융 기틀

KB국민은행이 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부코핀은행 본점에서 열린 부코핀은행 주주총회에서 인수의결을 마치고 양사 이사진 및 경영진이 수화로 ‘사랑해’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은행

KB국민은행이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을 인수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8년 부코핀은행 지분 22%를 취득한 뒤 2년여 만에 최대주주 지위를 획득하게 됐다.

국민은행은 25일 부코핀은행 지분 67% 인수를 위한 주주총회 결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지난 7월16일 이사회에서 부코핀은행 추가 지분인수를 결의한 후 추진해왔던 지분인수 작업을 마무리하게 됐다. 국민은행은 2018년 7월 부코핀은행의 지분 22% 투자 이후 리스크 관리, 리테일, 디지털뱅킹, 정보기술(IT) 등을 중심으로 부코핀은행에 대한 역량이전 방안 마련에 집중하는 한편 최대주주 지위 확보 기회를 주시해온 결과 현지 금융당국의 지원 아래 이번 부코핀은행의 추가 지분인수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지분인수는 2018년 7월 22% 취득, 2020년 7월 주주배정 유상증자 참여로 11.9%, 2020년 8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33.1% 취득 등 총 67%의 지분을 취득하게 됐으며, 투자금은 전체 약 4,000억원 수준이다.

KB국민은행이 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부코핀은행 본점에서 열린 부코핀은행 주주총회에서 인수의결을 거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은행

특히 이번 거래 과정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동제한 등에 어려움이 컸다. 무엇보다 ‘민족주의’가 강한 인도네시아에서 외국자본의 경영권 인수를 경계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KB금융(105560) 재무분석차트영역상세보기은 현지 금융당국(OJK)을 포함해 인도네시아 정부기관, 주요 주주,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 단기간 내에 안정적인 경영권 지분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현지에 진출해 있는 KB금융 계열사인 KB손해보험·KB국민카드·KB캐피탈과 함께 인도네시아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부코핀은행은 1970년에 설립돼 50년의 역사를 가진 은행으로 412개의 지점 및 835개의 ATM 등 인도네시아 전역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보유한 중형 은행이다. 전통적으로 연금대출·조합원대출·SME대출 취급을 통해 리테일 위주의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BUKU3 은행 중 유일하게 정부 지분을 보유한 은행으로 안정적인 시장지위를 가지고 있는 등 잠재 역량도 풍부한 편이다.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은 기본자본(Tier1) 규모에 따라 120여개 은행을 BUKU1~4로 나눈다. BUKU4에 해당하는 은행이 가장 규모가 크고 우량하다. 국민은행은 인수 이후 SOHO·SME·리테일 등에 대한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 노하우 및 선진화된 디지털 역량 등을 접목해 부코핀은행을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KB의 전사적인 지원을 통해 부코핀은행을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인도네시아 TOP 10의 리테일은행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며 “현지에 이미 진출한 KB금융그룹 계열사들과 협력해 인도네시아 고객들에게 더 나은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종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