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2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올해 성장률이 -1.3%, 내년 성장률은 2.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치를 수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기존 성장률을 2.1%에서 -0.2%로 내린 뒤 다시 1.1%포인트나 떨어뜨린 것이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1.3%까지 내리면서 올해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확실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나라 경제가 역성장한 것은 1953년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1980년(-1.6%)과 1998년(-5.1%) 등 두 차례뿐이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내린 것은 최근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유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면서 다시 소비 등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한은은 지난 5월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면서 봉쇄조치가 연내 지속되는 비관적 시나리오일 경우 성장률이 -1.8%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한 바 있다. 성장률을 대폭 낮추면서 사실상 비관적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본 것이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 올 해 0.4%, 내년 1.0%로 예상했다.
한은의 전망은 정부가 기대한 V자형 반등이 물건너갔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과 홍 부총리는 최근 들어 “하반기에는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며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아왔다. 홍 부총리는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신속한 방역, 정책 대응과 이에 따른 우리 경제의 탁월한 성과를 반복적으로 언급하고 있다“며 ”경기 반등 조짐이 살아나고 있다“고 썼었다. 당시에도 시장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홍남기 부총리의 경제인식이 너무 성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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