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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M&A업계 "깜짝 카드? 실현 어렵다"... 아시아나 '노딜' 무게 실리나

■산은이 제시했을 카드와 M&A협상 영향은

무상감자 등 실현 가능성 낮아

추가 유동성 지원도 결국 '조삼모사'

정몽규 결단에 시장 주목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26일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만나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 조건과 관련,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밝히면서 산은이 내놓을 카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질서 있는 퇴장’에 무게가 실린 정 회장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파격적인 제안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 전문가들이 보는 산은이 던졌을 카드, 그리고 그것이 아시아나 인수합병(M&A) 협상에 미칠 영향을 정리했다.

금호산업(002990) 지분 무상감자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 구주 30.77%에 대한 매각대금 3,228억원을 깎아주는 것이다. 1대 주주인 금호산업에 대해 차등 무상감자를 실시하면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면서 구주 매각 대금을 탕감하는 효과가 있다. 문제는 아시아나를 팔아 그룹을 재건하려던 금호의 계획이 완전히 틀어지게 된다는 점이다. 정부가 금호그룹을 포기한다는 ‘시그널’로 해석돼 금호산업·금호고속 등 모든 계열사가 연쇄적으로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금호산업이 상장회사여서 매각대금을 놓고 금호-산은의 소송전 가능성이 크다. 금호산업 측의 한 관계자는 “무상감자와 관련해 산은으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②산은 영구채 출자전환

산은과 수출입은행이 인수한 8,000억원 규모의 아시아나 영구채를 의결권 없는 우선주로 출자전환 하는 방법도 있다. HDC현산은 그동안 산은의 경영 개입 가능성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아시아나 영구채가 모두 보통주로 전환되면 산은과 수은은 지분 36.9%를 보유한 대주주로 올라서는 탓이다. 또 HDC현산이 출자전환 이전에 8,000억원을 상환하면 해결되지만 아시아나 정상화도 버거운 상태에서 거액을 단번에 갚기도 어렵다. 이에 산은이 영구채를 보통주로 출자전환하되 경영 개입은 않겠다는 특약을 걸거나 현재 ‘7.2+α%(내년 5월부터 2.5% 가산금리 및 3년물 국고채 금리 추가 가산)’의 초고금리로 책정된 영구채 이자를 깎아주는 방안 등도 나온다.



③아시아나 운영자금 추가 지원

아시아나의 운영자금을 산은이 추가 지원해주는 방안도 유력한 카드 중 하나다. 이 회장은 26일 회동에서 HDC현산 측에 1조5,000억원을 신규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자금을 대출로 지원하면 아시아나의 재무건전성이 악화해 회계상 자본인 영구채로 지원하거나 기존 리스 부채를 재구조화하는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실현 가능성은 그나마 높지만 HDC현산 입장에서 판을 흔들 정도의 매력적 제안은 아니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결국 HDC현산이 갚아야 할 돈이라는 점에서다. 아시아나 공개 매각 당시 인수전에 참여했던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HDC현산에 가장 두려운 것은 앞으로 아시아나에 얼마를 더 집어넣어야 할지 도저히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단순히 돈을 더 빌려준다는 수준의 지원은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몽규 HDC 회장


④최후의 카드는 부채 탕감?

가능성은 낮지만 산은이 부채를 일부 탕감하는 것도 있다. 아시아나를 국유화하는 것은 산은으로서도 가장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라는 이유에서다. 산은 관리하에 있던 일부 기업은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이거나(대우조선해양) 직원들의 모럴해저드 발생(현대상선)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 산은의 기업관리가 ‘낙제점’이었다는 얘기다. 수년 전부터 매각을 추진해온 대우건설도 진척이 없다. 상반기 기준 아시아나의 채권은행 현황을 보면 산은이 1조2,940억원의 여신을 보유하고 있고 수은의 채권금액도 5,650억원에 이른다. 만약 일부 원금이나 이자를 탕감하면 자금운용에 숨통이 트인다. 하지만 산은이 강조해온 구조조정 원칙을 어기게 되고 부채 탕감을 해도 문제는 남는다. 5조7,695억원에 이르는 리스부채와 자산유동화사채(6,165억원) 등을 들고 있는 국내외 채권단이 산은 행보에 따라 ‘패닉’에 빠져 조기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IB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정몽규 회장은 이번 인수전에서 명분을 찾아 ‘질서 있는 퇴장’을 하는 것으로 이미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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