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000880)그룹이 골프장 매각에 나섰다. 주력 사업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다. 리조트와 골프장을 운영하는 계열사 호텔앤드리조트의 경영상황이 썩 좋지 않은 점도 이유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골든베이GC 매각 주관사로 삼정KPMG를 선정했다. 삼정KPMG는 오는 9월 초 예비입찰(LOI)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르면 연내 매수자를 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충남 태안에 위치한 골든베이GC는 골프여제 애니카 소렌스탐이 코스를 설계한 것으로 잘 알려졌다. 총 27홀로 231만4,000㎡ 규모다. 지난 2010년 9월 개장했고 골프텔 56실도 보유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골든베이GC 외에도 플라자CC 3곳(용인·설악·제주), 춘천 제이드팰리스GC 등 5개의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다. 총 108홀 규모다. 한화는 5곳 모두를 회원제로 운영하다 골든베이GC만 올해 5월 대중제로 전환한 바 있다. 매각을 위해 몸값을 올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는 주력 사업에 더 집중하기 위해 비주력 자산을 정리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화가 리조트나 레저사업보다 주력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워진 계열사 한화호텔앤리조트의 재무 상태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본다. 한화호텔앤리조트는 골프장과 호텔 리조트 사업과 단체급식 및 식자재(FC) 사업이 주력이다. FC 사업은 이미 지난해 11월 물적분할해 사모펀드운용사(PEF)인 VIG파트너스에 1,000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올해 반기 리조트(호텔 포함) 부문 매출은 2,0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 줄었다. 법인세 차감 전 순손실은 876억원으로 전년 순손실(479억원) 대비 80%가량 늘었다.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골든베이GC의 매각가는 2,000억원 정도로 평가된다. 충남 태안으로 수도권이 아닌 것이 약점이다. 다만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골프붐이 불면서 골프장 몸값이 껑충 뛴 만큼 3,000억원에 팔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대기업들도 리조트나 호텔·골프장 등 비유동자산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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