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만나 2024년 강원 동계 청소년올림픽을 남북 공동으로 개최할 수 있게 해 앞장서 달라고 부탁했다. 최 지사는 “남북 강원도지사가 결선 투표하는 게 꿈”이라는 농담도 했다.
최 지사는 4일 정부서울청사 통일부 장관실에서 이 장관을 만나 “원래 올림픽은 도시 이름으로 쓰도록 돼 있는데도 이름으로 쓴 건 역사상 처음이니 이 장관님께서 남북 강원도가 이걸 공동주최할 수 있도록 앞장서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이 장관은 “앞으로도 청소년 올림픽을 통해서 제2의 평창의 기적, 평화 올림픽으로 다시 한 번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갖고 응원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장관은 “지사님만 보면 평창올림픽이 생각나고 평화의 기운이 막 솟아나는 것 같아서 너무 좋다”며 “우리 민족, 우리 겨레에 평화를 선물로 크게 가져오신 아주 복된 분”이라고 칭찬했다. 강원도와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는 지난 3일 2024년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대회 조직위원회 창립총회를 열고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을 조직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최 지사는 또 “우리 강원도가 유일하게 남북으로 갈라져 있다 보니까 북쪽에 도지사가 한 명 또 있다”며 “(남북 도지사가) 결선 투표하는 게 꿈”이라는 농담을 건넸다. 최 지사는 “우리가 예전에 적접지역이라고 하다가 지금 공식 이름은 접경지역인데 우리 도는 평화지역으로 이름을 바꿔 부르고 있다”는 말도 했다.
이 장관은 올 4월 동해북부선 복원 추진 사업 결정을 거론하며 “철도가 연결돼 강원도가 남북으로 나뉜 것도 이어주고 우리 남북 전체를 잇는 굉장히 중요한 동맥과 같은 그런 기능을 했으면 좋겠다”며 “그걸 계기로 강원도도 발전하고 한반도 뉴딜의 일환으로 철도가 힘찬 발걸음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취임 직후인 지난 7월 강원 고성에 다녀온 얘기를 꺼내며 “다시 금강산을 오갈 수 있는 시간의 문이 열리길 바라고 기차를 타고 갔으면 좋겠다”며 “원래는 개별방문, 단체방문 구애 없이 금강산 관광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람직한데 여러 가지 조건 때문에 지금 개별관광으로부터 시작하려고 한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이것이 새로운 걸음이 돼 남북의 이산가족들이 모두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금강산 관광 그 이상의 문까지 열어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본인이 2017년부터 개인적으로 진행해 온 ‘통일 걷기’ 행사도 언급하면서 “누구보다 평화를 먼저 걷고 싶었던 마음을 갖고 있었던 사람으로서 DMZ(비무장지대)를 중심으로 민통선(민간인통제선) 지역까지 어떻게 평화 지대로 만들 것인가와 관련한 구상들도 많이 해왔다”며 “현장을 걷는 체험을 통해 상상했던 그런 꿈들을 지사님하고 함께 만들어 가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 모두가 DMZ 평화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 그 마음이 북쪽에 있는 당국자나 동포들한테도 그대로 전달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우리가 일상 속의 평화를 가지고 세계인들한테 던지는 어떤 굉장히 큰 메시지들도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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