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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룰루레몬





캐나다 캘거리대를 다니던 칩 윌슨은 진로를 고민하다가 졸업을 1년 앞둔 1979년 스노보딩과 서핑 관련 전문의류를 생산·판매하는 웨스트비치 스노보드를 창업했다. 하지만 이 회사를 운영하다 1997년 매각했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서였다. 고향인 밴쿠버에서 사업 구상을 하던 윌슨은 우연히 참여하게 된 요가 수업 도중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당시 요가복은 면 소재여서 이내 땀에 젖었고 통기성도 좋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판매했던 서핑복 안감 같은 소재로 요가복을 만들면 승산이 있다고 보고 1998년 룰루레몬(lululemon)을 설립했다. 창업 후 윌슨은 차별화로 승부를 걸었다. 최고급 소재만을 고집했고 판매 타깃을 ‘좁은 범위 인구’로 정했다. 초기에는 콘도회원권을 갖고 있고 여행과 운동을 좋아하는 30대 초반 전문직 여성을 집중 공략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전문직 여성이라면 자신만의 패션과 만족을 위해 한 벌에 10만원이 넘는 요가팬츠를 기꺼이 살 의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소량 생산하고 신상품 출시 시기도 조절했다. 이 전략은 적중했다. 성공한 여성들로부터 스타일과 착용감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면서 요가복은 날개 돋친 듯 팔렸다. 그리스 문자 오메가(Ω)를 닮은 룰루레몬 로고는 건강하고 유행을 선도하는 여성들의 심벌처럼 인식됐다. 2010년 들어서는 할리우드 여배우들의 ‘1마일 웨어(집에서 1.6㎞ 정도 거리를 편안하게 입고 다닐 수 있는 평상복)’로 알려지며 ‘요가복의 샤넬’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때마침 요가·필라테스 시장이 팽창하며 매출도 급증했다. 현재 연간 매출은 4조원에 달하고 전 세계에 490개 매장이 있다.

룰루레몬이 8일 올해 2·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달 말부터 제품 사이즈 선택 폭을 기존 14(허리둘레 35인치)에서 20(41인치)까지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여파로 체중이 불어난 ‘집콕’ 여성들의 주문이 늘어난데다 몸집이 큰 여성들로 고객을 넓혀야 지속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코로나19가 장기간 지켜온 기업 전략까지 바꿔놓고 있다. /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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