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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에 휩싸인 ‘니콜라’를 뉴욕증시에 데뷔시킨 ‘스팩’, 美 주식시장의 대세 된 이유는

올 스팩 모집 금액 역대 최대 규모

8월말 기준 전체 IPO의 44%

코로나19로 시장 변동성 커져 안정적인 자금 조달처로 각광

‘머니볼’ 주인공 빌리빈도 뛰어 들어

최근 미국 주식 시장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회사 중에 한 곳이 수소전지자동차 회사 ‘니콜라’다. 얼마 전 공매도 투자자인 힌덴버그가 니콜라를 “정교한 사기”라고 비판하는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보고서가 나온 후 이틀 동안 주가도 25% 이상 급락했다. GM과 제휴로 그간의 의구심이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 지 불과 이틀 만에 벌어진 일이다. 니콜라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 블룸버그통신도 니콜라의 기술력과 생산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처럼 니콜라에 대한 논란이 반복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지금까지 보여준 게 별로 없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4년 설립된 니콜라는 차를 한 대도 팔지 않았다. 오로지 미래차에 대한 비전만 가지고 투자자를 모으고, 주식 시장에 상장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설립 후 매출이 없는 회사가 어떻게 뉴욕 주식시장에 상장을 할 수 있었을까.





바로 ‘스팩(SPAC,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이라는 제도를 통해서다. 스팩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주식 시장에 상장한 후 3년 안에 비상장 기업을 인수합병(M&A) 하는 회사를 말한다. 스팩 주식을 사면 M&A에 투자하게 되는 것이다. 3년 안에 인수 기업을 찾지 못하면 펀드는 청산되고 투자자는 돈을 돌려받게 된다. 니콜라와 같은 비상장기업 입장에서는 일반적인 기업공개(IPO)에 비해 상장 절차가 간단하고 수월하다. 니콜라는 스팩인 백토(Vecto)IQ와 역합병을 통해 지난 6월 4일 나스닥에 상장했다. 상장 과정에서 주식 공모 등을 통해 총 7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시장의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상장 첫 날 주당 33.75달러에 거래를 마친 니콜라는 6월 9일 주당 79.73달러까지 상승했다. 공모가(주당 22달러) 대비 4배 가까이 상승한 가격이다. 물론 최근 사기 논란에 휘말리면서 니콜라 주가는 지난 11일 주당 32.13달러로 하락했다.

이처럼 니콜라를 둘러싼 논란에도 불구하고 올해 미국 주식 시장의 대세가 스팩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8월말 기준 올해 미국에서 상장한 스팩은 총 78개로 이는 전체 IPO의 44%를 차지한다. 또 올해 스팩이 모집한 금액은 약 312억달러로 작년 전체(136억달러)를 크게 웃돌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대 상장을 준비중인 스팩도 24개에 달한다. 미국 주식 시장에서 스팩 열풍이 그야말로 대단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미국 주식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자산”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처럼 올 들어 스팩이 크게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커져 IPO를 통한 자금 조달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반면 스팩은 자금 조달 규모가 확정되어 있어 보다 확실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더군다나 최근 우버, 리프트, 위워크 등 스타트업들의 상장이나 상장 추진 과정에서 결과가 신통치 않았던 점도 스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배경으로 꼽힌다. 인수 대상 기업 입장에서도 상장 절차가 간단하고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어 매력적이다,



최근 스팩을 통해 상장한 회사들에 대한 관심도 높다. 특히 니콜라뿐만 아니라 향후 미래차 시장의 주도권을 두고 테슬라, 기존 전통의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대주들이 모두 스팩을 선택하고 있다. 전기트럭 업체 ‘하일리온’이 대표적이다. 하일리온은 오는 28일 스팩 토토이스와 합병을 의결할 예정이다. 하일리온은 이번 합병을 통해 5억 6,00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전기차 업체 ‘카누’와 ‘피스커’도 스팩과의 상장을 통해 뉴욕 증시에 데뷔할 예정이다. 이외 온라인 스포츠 게임회사인 ‘드래프트킹스’도 올해 스팩을 통해 증시에 데뷔했다.

빌리빈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야구운영부문 사장 /AP연합뉴스


스팩 투자에 뛰어드는 투자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한 예로 영화 ‘머니볼’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미국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야구운영부문 사장은 최근 골드만삭스 출신 제리 카디널과 손잡고 ‘레드불’이라는 스팩을 만들었다. 미국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 빌 애크만은 지난 7월 역대 최대인 40억달러를 공모해 스팩을 상장했다. 또 폴 라이언 전 미 하원의장도 스팩을 설립해 공모를 준비 중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당분간 스팩 열풍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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