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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 팍팍한데...올 차례상 비용 20%↑ 30만원 훌쩍

장마·태풍·고온 겹쳐 작황 부진

배추·무·대파 등 값 최대180%↑

명절 다가올수록 더 오를 가능성

'차례음식 통째 배달' 서비스 등장

올해 최장 장마 쇼크와 연이은 태풍으로 농축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올해 추석상 비용이 3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보다 20% 증가한 수준으로 무와 같은 신선상품은 180%나 올랐다.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팍팍해진 가계 주머니 사정에 추석 식탁 물가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 악재로 햇상품 출시 시기가 늦어지면서 추석이 임박할수록 추석상 비용은 더욱 상승할 것이라는 우울한 예측도 나온다.





13일 한 대형마트에서 4인 가족 추석상 물가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올해 추석상은 30만5,171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동일한 품목 기준으로 지난해(25만4,734원)보다 19.7% 오른 수준이다.

한 마트에서 소비자가 고추·깻잎 등 야채를 보고 있다. 역대 최장 장마와 집중호우로 농축수산물 물가가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오승현기자


역대 가장 긴 장마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과일·야채 물가가 출렁이고 있다. 배추 한 포기, 무 한 개 가격은 각각 9,980원, 3,803원으로 178.5%, 140.5% 치솟았다. 대파 한 단(3,178원)과 시금치 한 단(7,367원)도 각각 36.7%, 58.8% 급등했다. 애호박 한 개(1,927원), 깐도라지 600g(1만7,822원)도 각각 46.4%, 46.2% 올라 절반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과일 역시 제사상 기준 사과(홍로 5개)는 1만1,575원으로 전년 대비 61.3% 올랐다. 밤은 지난해 생산량 감소와 코로나19로 인해 수입량이 줄면서 공급량이 부족해 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올랐다.

추석 명절 수요가 많은 한우를 중심으로 축산물 가격도 부담이다. 소고기 한우등심(600g)이 7만3,848원으로 전년 대비 11.3% 상승해 두 자릿수 넘게 올랐다. 한우양지(4만6,746원), 육적용 돼지고기(1만150원)는 각각 6.8%, 3.9% 상승했다. 달걀도 10개 기준 1,871원으로 상승률 12.3%를 기록했다.



추석 성수품은 출하 시기인 9월 중·하순까지 전체적인 생산량이 평년보다 적어 예년보다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추석 2주 전부터 고랭지배추와 무의 출하량이 늘 것으로 보이나 10㎏당 도매가격(가락시장 기준)도 지난해보다 20%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물가정보는 올해 추석이 지난해보다 보름가량 늦지만 봄철 이상저온 현상과 초여름의 이상고온 현상, 역대 최장 기간을 기록한 장마와 잦은 태풍 등 기상 악재가 계속되면서 햇상품 출시 시기가 늦어져 추석이 임박할수록 가격이 더욱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작업량 부족도 고물가에 영향을 미쳤다.

들썩이는 추석 물가에 추석상 품목 개별구매가 아닌 차례상 음식을 통째로 배달하는 풍속도도 나왔다. 동원홈푸드는 오는 23일까지 수제 모둠전, LA갈비, 갈비찜, 잡채 등 16가지 메뉴를 조리한 상태로 배송하는 ‘프리미엄 차례상’을 판매한다. 동원홈푸드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온라인 주문 수요 증가와 가격부담으로 차례상 세트를 찾는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물량을 지난해보다 크게 늘리고 판매시점도 열흘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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