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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스포츠방송·연예
"엄근진은 잊어라" 다큐, 틀을 깨다

걸그룹 블랙핑크·마이클 조던 등

연예·스포츠 스타 이야기 다루고

'자연다큐' 유튜브로 라이브 방송

시청자와 댓글 통해 실시간 소통

기존 포맷 훌훌...재미·다양성 추구

‘엄숙하고, 근엄하고, 진지한’ 것으로만 여겨졌던 다큐멘터리들이 달라졌다. 시사와 정치·경제인, 자연 등에 국한됐던 종전의 무거운 틀을 깨고 스포츠 스타와 인기 아이돌 이야기 등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하는가 하면, 기존의 포맷에서 벗어난 형식을 시도하는 등 재미와 다양성을 추구하는 모습이다.

KBS 다큐 ‘야생탐사 프로젝트-와일드맵2’의 한 장면. /사진제공=KBS




우선 포맷 측면에서는 온라인 생방송으로 시청자들과 실시간 소통하거나 내레이션 없이 과거 영상자료를 재구성하는 식으로 변화를 준 작품들이 눈에 띈다. KBS가 지난 10일부터 방송 중인 3부작 자연다큐멘터리 ‘야생탐사 프로젝트-와일드맵2’는 야생동물의 생태와 자연 현장을 생중계하며 시청자와 댓글을 통해 소통하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제작진과 배우 김승수·박하선이 지난 6~7월 강원도 홍천 칡소폭포와 양구의 수입천 일대에서 멸종 위기 동식물의 모습을 유튜브 라이브로 생방송한 것을 토대로 새로 편집한 내용으로, TV 방송에는 당시 제작진과 출연자들이 실시간 채팅을 통해 소통하는 모습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시즌을 맞아 열목어의 서식지를 직접 수중촬영해 온라인 생방송하고 ASMR 형태도 도입하는 등 기술적 업그레이드도 시도했다. KBS 관계자는 “TV 본방송에서도 유튜브로 생중계했던 부분에 중점을 두고 편집했다”며 “당시 다큐멘터리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방송에 접속해 댓글을 통해 소통을 시도한다는 내부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1부는 호평 속에 시청률 4.2%로 선방했다.

KBS ‘모던코리아’ 한 장면. /사진제공=KBS


17일부터 방송하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는 한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사건과 인물을 친구와 대화하는 형식으로 소개하고 그 의미를 재조명한다. 앞서 6월 파일럿 프로그램 형태로 방송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고 이번에 총 10회가 전파를 탄다. 지난 3일 시즌1을 마감한 KBS ‘모던코리아’는 1980·90년대 영상자료를 몽타주, 생략 등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 입체적으로 재구성하며 한국사회를 돌아봤다. 삼풍백화점 참사, 수능 등 무거운 주제를 풍자적 이미지와 기발한 구성으로 접근하면서 한국방송대상 다큐부문 대상을 차지하는 등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다음달 14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블랙핑크 : 세상을 바꿔라’ 포스터. /사진제공=넷플릭스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 등 대중적 인물을 다룬 다큐멘터리도 눈에 띈다. 다음 달 14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블랙핑크 : 세상을 바꿔라’는 국내 인기 아이돌에서 세계적인 K팝 스타로 발돋움한 걸그룹 블랙핑크의 2016년 데뷔 이후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다룬다. 미공개 독점 인터뷰와 연습생 시절부터 앨범 녹음 과정, 무대 뒤 이야기, 지난해 한국 걸그룹으로는 최초로 오른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 무대의 모습 등을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연출은 ‘소금. 산. 지방. 불’ 등 웰메이드 다큐멘터리를 선보여 온 캐롤라인 서가 맡았다.

넷플릭스 다큐 ‘마이클 조던 : 더 라스트 댄스’의 한 장면. 조던과 동료 선수들이 올림픽 선수촌에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 /사진제공=넷플릭스


대중적 다큐멘터리의 성공 가능성은 앞서 넷플릭스가 선보인 ‘마이클 조던 : 더 라스트 댄스’의 전 세계적 흥행이 이미 보여준 바 있다. 넷플릭스가 미국 스포츠 채널 ESPN과 공동으로 만든 이 다큐멘터리는 첫 회부터 미국에서만 634만명이 시청할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약 500시간에 이르는 미공개 영상을 활용해 역대 최고의 미국프로농구(NBA) 스타로만 알려졌던 조던의 알려지지 않은 모습들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 방송가 관계자는 “과거에는 다큐멘터리의 시청률이 높다는 사실만으로도 뉴스가 될 정도로 대중적인 다큐를 만나기 어려웠다”며 “반면 최근에는 다큐멘터리의 주제가 다양해지고 대중적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폭넓은 연령층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중적 접근을 내세운 다큐멘터리가 자칫 선정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찮다. 지난 10일 방영된 MBC ‘다큐플렉스-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 편은 가수 겸 배우 고(故) 설리를 다루면서 그의 친모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해 거센 논란을 일으켰다. 시청률은 2.4%로 자체 최고치를 나타냈지만 고인과 관련된 악플, 공개 연애 등 이슈를 선정적으로 소비하기만 했다는 비판이 거세지며 방송사 측은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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