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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프다"며 법정서 쓰러진 정경심…이번에도 "법정 개별질문 거부"

‘자녀 입시비리·사모펀드’ 관련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남편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재판의 증인으로 나서 증언거부권을 행사한 데 이어 17일 자신의 사모펀드 등 혐의 재판에서도 피고인신문을 전면적으로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권성수·김선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 교수의 정 교수의 30차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재판에 앞선 16일 피고인신문 절차를 신청하지 않겠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의견서에는 “피고인 신문을 신청하지 않고 절차가 진행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수사 과정에서 조사를 받으며 질문에 대해 진술했고, 수많은 증거가 제출된 상태로 전면적으로 진술을 것이고 개별 질문은 진술거부권을 침해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검찰은 “형사소송법상 검사는 공소사실에 대해 피고인신문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며 “피고인신문은 실체적 진실을 위해 필요한 절차고, 피고인의 소명을 듣는 자리”라고 즉각 반발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유리한 점을 적극 소명할 수 있어 피고인신문이 무조건 피고인에게 불리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특히 본건의 경우 정 교수만 알 수 있는 사실이 많아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피고인신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 교수가 한 번도 적극적으로 사실관계를 소명한 적이 없어 소명이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하지만 정 교수 변호인 측은 “피고인의 경우 전면적인 진술거부권을 가지고 있다”며 “이러한 피고인의 진술거부권이 피고인의 방어권, 변호인 조력 권리와 함께 조화롭게 해석 운용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피고인이 진술을 거부하겠다는 취지가 아니라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법정에서 진술을 하지 않는 것은 헌법에서 보장된 권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법정에서 개별 질문이 이뤄지는 것 자체가 피고인에게 부당한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1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던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재판 도중 건강 이상을 호소해 구급차에 실려가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과 변호인의 의견을 들은 재판부는 피고인은 증인이 아니어서 검사 또는 재판부 질문에 대해 포괄적 진술거부권을 가진다는 점, 피고인 신문의 경우 위증으로 처벌할 수 없어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점, 현재 재판 실무례를 보더라도 통상 피고인신문 절차는 진행하지 않고 생략하는 점 등을 들어 정 교수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검찰이 동의하면 피고인신문을 진행하지 않고 검찰과 변호인에게 충분히 변론할 수 있게 하고, 실체적 진실을 위해 서증조사를 더 많이 하는 게 낫지 않나 싶다”며 “정 교수 주장이 명확하지 않거나 일부 쟁점을 확인할 필요가 있는 부분은 석명 요청으로 대신하겠다”고 판단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는 정 교수의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 익성 관계자들이 나와 증인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정 교수가 재판 도중 “몸이 아프다”고 호소하며 법정 바닥에 쓰러지는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서 재판은 조기 종료됐다.

정 교수 측은 재판 시작 40분여 만인 오전 10시50분경 자리에서 일어나다 법정에 쓰러졌다. 변호인 측은 10시40분경 “지금 정 교수가 아침부터 몸이 아주 안 좋다고 해서 지금 구역질이 나고 아프다고 한다”며 재판을 멈춰 세웠다. 이후 10분 간 휴정했으나 정 교수의 상태가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이에 검찰의 동의 의견을 물은 뒤 “원래는 불출석 허가 요건에 관한 소명자료 필요하지만 재판부가 법정에서 관찰해보니 많이 아프신거 같다”며 “소명자료 없이 오늘 재판은 불출석을 허가한다”고 밝혔다. 퇴정을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던 정 교수는 쓰러졌고, 결국 119를 부르기로 한 뒤 관계자를 제외한 법정 내 모든 인원을 퇴정 조치했다. 쓰러진 뒤에도 미동이 없던 정 교수는 의식을 잃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 퇴정 후 이봉직 익성 회장의 아들에 대한 증인 신문은 이어졌다. 그는 조국 전 장관의 5촌 조카가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최종 결정권자였다는 취지로 증언을 했다. 오후에는 이창권 익성 부회장의 증인신문이 예정됐지만, 정 교수 측이 상황을 고려해 증인신청을 철회했다.

정 교수의 다음 재판은 오는 24일 오전 10시에 진행된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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