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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人] "해외 영업 인프라 통했다"... 외평채 최초 마이너스 금리 이끈 미래에셋대우

■안성준 미래에셋대우 IB1부 팀장(이사)

최저금리 외평채 발행에 유일한 국내IB로 참여

홍콩·싱가포르법인과 글로벌FI 세일즈팀 협업 빛나

"해외투자자 KP물 호의적...민간기업 조달 환경 구축해야"

안성준 미래에셋대우 기업금융본부 IB1팀장(이사)




지난 10일 전세계 채권 딜러들을 깜짝 놀라게 한 사건이 벌어졌다. 대한민국 정부가 발행한 총 14억5,000만달러 규모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유로화채권 기준)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외평채는 정부가 환율 안정을 위해 방파제처럼 쌓아두는 외국환평형기금을 조성하는 데 쓰인다.

경사는 또 있었다. 외국계 주관사들의 독무대였던 외평채 발행에 국내 금융회사인 미래에셋대우가 참여해 흥행을 이끌었다는 점이다. 이번 외평채 ‘대박’의 주역인 안성준 미래에셋대우 기업금융본부 IB1팀장(이사)은 18일 서울경제신문 시그널과 만나 “마이너스 금리 달성에 기여할 수 있어 기쁘다”며 “향후 민간 기업들의 외화 조달에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우리나라 정부는 역대 최저 금리로 달러화와 유로화 외평채를 발행했다. 특히 유로화 채권의 경우 마이너스 금리(-0.059%)가 결정됐다. 비유럽 국가의 정부채로는 최초다.

안 이사는 미래에셋대우의 ‘인프라’를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채권 발행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투자자 확보인 만큼 해외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라며 “미래에셋대우는 대우증권 시절부터 해외에서의 자금 조달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조직을 운영해왔다”고 설명했다.



대개 KP물 발행은 외국계IB들의 영역이다. 해외 금융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발행 시기를 조율하고 외국 투자자들의 입맛에 맞게 채권을 세일즈하는 역량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는 현재 전세계 11곳의 해외법인과 사무소 3곳을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 시장의 중심인 홍콩과 싱가포르 법인에서는 채권 세일즈를 주 업무로 하는 신디케이션팀을 별도로 꾸렸으며 나머지 법인들에서도 세일즈 업무를 함께 담당하고 있다. 안 이사는 “이번 발행에서도 홍콩과 싱가포르의 해외 채권 신디케이션팀과 글로벌 FI 세일즈팀의 해외 영업력이 빛을 발했다”며 “이처럼 해외법인의 발행 업무 조직을 끌어가는 곳은 미래에셋대우가 유일하다”고 자평했다.

해외 기관들의 러브콜이 쏟아진 배경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정부의 우수한 방역과 이에 따른 경기 전망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안 이사는 “해외 투자자들이 궁금해한 것은 향후 경제지표가 어떻게 될 것인지, 코로나19 사태가 얼만큼 영향을 줄 것인지 등 정부의 재정건전성 문제”라며 “우리나라의 선제적인 방역 대응과 경제전망수치 등을 들어 한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잘 극복하고 있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례로 IMF(국제통화기금)가 전망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2.1%”라며 “역성장이긴 하지만 미국(-8.0%), 프랑스(-12.5%) 등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최저금리 외평채 발행이 또 하나의 시작이라고 전망했다. 추후 공기업이나 민간기업들의 외화 조달에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안 이사는 “정부가 글로벌 투자자들을 상대로 꾸준히 IR을 진행해 외평채를 발행하는 등 KP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축적돼가고 있는 분위기”라며 “정부가 열어준 길을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들이 따라가면서 길을 열어주는 만큼 공기업이나 민간기업들도 KP물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IB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외국계IB보다 상대적으로 더 면밀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만큼 기업들이 새로운 자금 조달 통로를 개척하는데 거리감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안 이사는 “우리나라 기업들 대부분이 해외 시장에서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달러나 외화표시자금 수요가 있는 만큼 자유롭게 조달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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