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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 "경제 민주화, 모두가 약자 코스프레하게 만들어"

"혁신 경쟁 대신 로비 경쟁하게 된다" 지적

"세계 경쟁 살아남기도 바쁜데…

경영권 보호에 재원 쏟고 꾀부리기 바빠"





“경제 민주화는 혁신이나 경쟁을 통해 경제를 발전시키는 게 아니라 모두를 약자 코스프레 하게 만듭니다”

대표적인 자유시장경제론자인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1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같은 지적을 내놨다. 최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기업 규제 3법 (공정거래법·상법·금융그룹감독법)’에 찬성 입장을 밝히며 촉발된 경제 민주화 관련 논란에 대한 의견을 밝힌 것이다. 이 교수는 “경제 민주화 개념 자체가 독일의 사회 민주주의 개념에서 파생된 것으로 현재 그런 용어를 사용하는 나라가 없다”며 “개념 자체도 보호주의적으로 전부 정부에 얘기해서 자기들을 도와달라고, 보호해달라고 하는 로비 경쟁이 되는 셈인데 그렇게 되면 시장의 원리가 아니라 사회주의적인 정부가 분배하고 시장은 할당하는 방향으로 가게 된다. 이 경우 모두 혁신 경쟁을 하지 않고 로비 경쟁을 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 교수는 기술 중심으로 급변하는 현대 사회 구조상 전 세계적으로 창업자에 절대적 의결권을 주고 신속한 의사 결정을 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알리바바 등 전 세계가 기술 중심으로 급격히 바뀌고 있기에 다른 나라들도 기술을 아는 창업자에 의결권을 주고 경영권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배 구조를 약화 시키는 게 잘하는 것처럼 가고 있는데 세계적 추세와 맞지 않는 뒤떨어진 개념을 가지고 시장 경제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는 사회로 가고 있어 정책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구체적으로 이 교수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등 소액주주 권리 강화 주장과 관련해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경영권이 흔들리니 지배 주주, 재벌 총수들이 다 경영권을 보호하는 데다가 재원을 투입하고 머리를 쓰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력 투구해도 어려운 때에 자원과 노력을 경영권 보호하는 데 전부 쏟고 꾀를 써야 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렇게 대기업에 규제를 강화한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재벌 총수 중심 경영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나라에서는 고민하지 않아도 될 걸 고민시키고, 자꾸 편법만 쓰게 만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소액 주주라는 게 누구를 보호하겠다는 건지도 불분명하다”며 “삼성전자 소액주주 대부분이 외국인 투자자인데 그들한테 배당을 많이 해주는 게 과연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따져볼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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