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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의 배신...신탁해지 10배 늘었다

[자사주의 배신...신탁해지 10배 증가]

올 233건으로 작년 204건 이미 넘어

계약 의무 6개월 지나자 연장 안해

씨에스윈드 등은 처분 이후 되레 상승

개인 불안감에 단기 변동성 커질수도

코스피가 22일 소폭 하락세로 출발했다.이날 오전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현황이 표시돼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 ‘코로나 패닉장’에서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집에 적극 나섰던 상장사들이 국내 증시가 상승하자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잇달아 해지하고 있다. 일부 자사주 물량이 시장에 풀려 나올 경우 증시를 압박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21일까지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 해지를 공시한 상장사는 총 86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곳)에 비해 10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 초 매달 17~20건 수준을 유지했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 해지 공시는 지난달 36건, 이달 86건으로 크게 늘어 이미 지난해(204건) 수준을 넘어선 23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수가 급락하면서 다수의 상장사가 주가를 떠받치기 위해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포함한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현행 자사주 취득 규정상 자사주 신탁계약은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 3월 저점 이후 6개월이 지나는 시점인 이달 공시된 신탁계약 해지 건수는 전체 기간의 36.91%를 차지한다. 상장사 입장에서는 이미 주가가 3월 이전 수준을 회복한 만큼 자사주 매입에 나설 필요가 없어 신규 신탁계약이나 연장을 택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부 기업이 시세차익을 노리고 자사주 처분에 나설 경우 주가 하락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달 신탁계약을 연장하기로 공시한 상장사는 29곳에 불과해 계약 만기가 도래한 4곳 중 1곳만 연장을 택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사주 취득 이후 소각하지 않고 시장에서 처분할 경우 주가 부양 목적을 이룰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증시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서면서 자사주 처분을 공시하는 기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달에도 신풍제약(019170)·신세계I&C·지누스(013890) 등 총 9곳이 자사주 처분을 공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처분 목적에 앞서 자사주 처분으로 인한 유통주식수 증가를 악재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일 신풍제약은 지난해 영업이익(20억원)의 무려 100배가 넘는 2,154억원 규모의 자사주 처분을 공시하면서 이날 주가가 14.21% 하락해 장을 마감했다. 생산설비 개선 및 연구개발과제 투자 자금 확보가 목적이었지만, 결국 회사가 이 같은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올해 신풍제약의 주가가 27배나 폭등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이를 이용해 시세차익을 노렸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같은 기간 44억원 규모의 자사주처분결과보고서를 공시한 신세계I&C 역시 이날 주가가 5.28% 하락했다

물론 자사주 처분이 모두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20일 청담러닝(096240)은 중국 교육 시장 진출을 위해 자사주 43만주를 상해신남양앙리교육과기지분유한공사(신남양)에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당일 주가는 4%가량 하락했지만 이후 3거래일간 오히려 주가가 28.72% 올라 현재도 자사주 처분 공시 이전보다 높은 수준의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7월 자사주 처분에 나선 씨에스윈드(112610)도 이후 해상풍력사업으로 그린뉴딜 수혜주로 주목받아 주가가 급등했다. 일부 신규사업·생산시설 투자나 자본확충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등을 목적으로 자사주를 처분하는 경우 시장에서는 호재로 받아들이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한 대형증권사 연구원은 “일부 상장사의 경우 자사주 처분으로 자금을 조달해 신규사업에 나서기도 하는 만큼 꼭 나쁘다고 볼 수만은 없다”며 “추후 회사가 자사주 매각 자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만 자사주 매도를 시장에서는 ‘고점 신호’라고 받아들일 가능성이 큰 만큼 불안감을 느낄 수 있어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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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부 신한나 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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