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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텔·AMD에 화웨이 납품 허용…삼성·SK하이닉스도 활로 뚫을까

상무부, 반도체 공급 허가 승인

인텔 CPU 40% 화웨이가 구입

결국 美 기업도 타격 판단 작용

‘기업 블랙리스트’ 준비하던 中도

유화적 제스처로 화답 가능성

삼성·SK도 거래 재개 영향 주목

중국 상하이의 화웨이 매장 /EPA연합뉴스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미국 인텔과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업체 AMD가 미국의 제재 대상인 중국 화웨이에 일부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권한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로부터 허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 제재가 되레 미국 반도체 기업들에 타격을 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수출에 직격탄을 맞은 한국 기업들도 이번 조치에 기대감을 보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화웨이 제재로 美 기업 타격 우려에 '예외적' 거래 허용
22일 로이터통신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인텔과 AMD는 미 상무부로부터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 허가를 받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5월 국가안보를 이유로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미국 기업들이 수출 등 거래를 하려면 사전 승인을 얻도록 했다. 화웨이 장비가 중국 당국의 스파이 행위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또 미 상무부의 조치에 따라 지난 15일부터는 미국 기술을 부분적으로라도 활용한 세계의 모든 반도체 기업은 사전 허가를 받아야만 화웨이에 제품을 팔 수 있도록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 제재로 인텔의 시장 지위가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부분적·예외적 거래를 허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텔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점유율이 95%에 달하는데 이 중 40%를 화웨이가 구매했다. 중국중앙(CC)TV 영어채널인 CGTN은 이번 허가에 따라 인텔은 화웨이의 노트북 제조에 필요한 부품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는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이번 공급 허가가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성디스플레이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들은 미국 정부에 화웨이와 거래할 수 있도록 라이선스를 요청해놓은 상태다.

中 '블랙리스트' 보복 속도조절 가능성
대중 압박에 맞서 미국 기업에 대한 ‘중국판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본격적인 보복을 준비하고 있는 시진핑 중국 지도부가 이번 조치로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할지 주목된다. 그동안 미국의 화웨이 압박 조치로 대중 수출 활로가 막힌 국내 기업들도 미국 인텔과 AMD에 이어 제품 공급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상무부가 마련하고 있는 중국판 블랙리스트 ‘신뢰할 수 없는 기업·개인 명단’에 시스코가 포함됐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9일 이 블랙리스트 관련 규정을 공고했는데 관영매체들은 “1차 명단이 곧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었다.

WSJ는 블랙리스트의 첫 사례로 시스코가 꼽히는 데 대해 이 회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최대 경쟁자이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맞서 ‘동등 보복’하겠다는 의사를 숨기지 않았다. 신문은 중국이 아직 블랙리스트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미 시스코가 오랜 기간 납품했던 중국의 국영 통신업체들과의 계약이 끊겼다고 보도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들에 위약금을 물더라도 시스코와의 계약을 파기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냈다는 것이다. 앞서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5월 “애플·시스코·퀄컴·보잉 같은 미국 기업을 겨냥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22일 전격적으로 인텔과 AMD의 화웨이 수출을 승인하는 조치를 내리면서 시장에서는 양국의 갈등이 다소 누그러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대중 압박 행보를 보이면서도 적절한 수위 조절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인텔 중앙처리장치(CPU)의 40%를 화웨이가 구입하고 있는 만큼 미국의 압박 조치가 거세지면 결국 미국 기업이 타격을 입고, 트럼프의 미국 경제회복 공약도 손상을 입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중국 베이징의 화웨이 매장에서 마스크를 쓴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번 움직임으로 중국도 대미 보복 조치에 속도 조절을 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블랙리스트 공개에 대해 중국 정부 내에서도 일부 우려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이 블랙리스트를 처음 시도한 것은 지난해 5월이다.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데 대해 보복을 공언하면서다. WSJ는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담당하는 류허 부총리가 블랙리스트 공개를 일단 미국 대선 이후로 미루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 SK하이닉스도 영향? "스마트폰 반도체까진 허용 안할듯"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는 이번 조치의 후속 파장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화웨이에 PC나 노트북용 반도체를 주로 공급하는 인텔·AMD와 달리 국내 반도체 업계는 화웨이에 스마트폰용 메모리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다. 인텔은 PC·노트북용 CPU, AMD는 PC용 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생산하는 업체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화웨이의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D램과 낸드플래시를 주로 공급해 차이가 있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D램을 만드는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나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웨스턴디지털의 화웨이 판매를 허가해줬다면 한국 기업들도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면서 “이번에는 노트북용 반도체만 승인을 내준 것이어서 미국이 화웨이의 주력인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규제를 풀어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은 미국에 스마트폰용 반도체의 수출 승인을 요청한 상태로 미국 측에서 아직 별다른 답변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로 연간 10조원가량의 매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기혁기자·베이징=최수문특파원·이재용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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