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이 북한에서 피격돼 사망한 공무원의 실종 전 행적을 쫓고 있다.
25일 인천해양경찰서는 해양수산부 산하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무궁화 10호 어업지도원 A(47)씨의 금융·보험 계좌와 휴대전화 통화내역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경은 A씨가 지난 21일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되기 전 채무 등으로 힘들어 한 사실을 확인했고, 월북과 평소 채무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
해경은 그가 어업지도원으로 약 8년간 근무했기에 연평도 인근 해상의 조류 흐름을 잘 파악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전날 오전 11시 무렵부터 시작된 무궁화 10호의 현장 조사는 오후 6시쯤 마무리됐다. 해경은 배 안에서 A씨의 개인 수첩, 지갑, 옷가지 등은 확보했지만 휴대전화나 유서 등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무궁화 10호 내부에 설치된 CCTV 2대는 18일부터 고장으로 작동하지 않아 A씨의 실종 직전 동선은 파악되지 않았다.
해경은 추가 현장 조사 진행 여부를 검토 중이며, 조사가 마무리되면 무궁화 10호를 출항지인 전남 목포나 수사가 진행 중인 인천으로 입항시킬 계획이다.
해경은 A씨의 자진 월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채 A씨의 주변 인물 등도 조사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A씨의 가족은 군 당국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동생이 월북한 것으로 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는 2012년 공무원으로 임용돼 서해어업지도관리단에서 해양수산서기로 근무했다. 최근 3년간은 다른 어업지도선에서 일하다가 지난 14일 무궁화 10호로 배를 옮겨탔다.
군과 정보 당국은 A씨가 21일 월북을 시도하다가 북측 해상에서 표류했고, 22일 북측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 측이 구명조끼를 입은 상태에서 부유물을 붙잡고 표류하던 A씨에게 접근해 월북 경위 등의 진술을 들은 뒤 사살하고 시신을 불태웠다고 전했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