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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정부 '청년채용' 독려에...재계 "고용환경 개선이 먼저"

■고용부, 30대 기업 CHO 간담회

ILO비준·특고 고용보험 적용 등

손경식 경총회장, 규제완화 요구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불만 표시

채용확대 밝힌 기업 한곳도 없어

손경식(오른쪽)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30대 기업 인사·노무책임자(CH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손 회장의 발언을 듣고있다./연합뉴스




“청년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업의 책무다.”(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기업이 투자와 고용을 늘릴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들어달라.”(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꽁꽁 얼어붙은 고용시장 개선을 위해 30대 기업 인사·노무책임자(CHO)를 불러모아 청년 채용을 독려했지만 채용 확대 계획을 밝힌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경영계는 오히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특수근로종사자(특고) 고용보험 적용, 주 52시간 근로제 등 기업을 둘러싼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기업의 부담 가중이 예정된 상황에서 채용 확대를 요청하는 정부에 불만을 에둘러 표시한 것이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5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에서 30대 기업 CHO 간담회를 개최했다. 경총 간부와 삼성·현대차·CJ·두산·SK 등의 CHO가 참석했다. 이 장관은 “하반기 청년 신규 채용계획을 조속히 확정해 적극 추진해주기를 부탁한다”며 “청년은 우리 사회의 미래이며 기업의 성장과 연계된 소중한 인적 자원인 만큼 어려운 시기지만 비대면 면접 방식 등을 최대한 활용해 청년 채용에 노력해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이달 초 한국경영자총협회에 30대 기업 간담회 개최를 요청했다. 이날 행사에서도 절반 정도의 시간을 할애해 “정부에서 고용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고용 창출은 민간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독려했다. 하지만 간담회 후 경총 관계자는 “청년 채용 확대 계획을 밝힌 기업은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 장관이 모두발언에서 ‘채용 확대’를 말하자 재계 관계자들은 자료를 뒤적거리는 등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오히려 경영계는 ‘규제 개선이 먼저’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정부의 노동법 개정안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손 회장은 “장관님께서 국정 운영과 국회 입법 추진 과정에서 경영계의 우려 사항을 잘 반영해 기업이 투자와 고용을 늘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며 “코로나19 위기뿐만 아니라 치열한 국제경쟁 과정에서 고용문제를 다뤄나감에 있어 사회안전망 강화도 중요한 국정과제이지만 고용과 노동의 유연성도 동시에 개선돼야 하는 개혁과제”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하반기 청년 채용 확대 요청’에 대해 ‘국회에 상정된 규제 법안부터 균형감 있게 조정하라’는 요구를 내놓은 것이다.

손 회장은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조법 개정안은 노사의 불균형 해소를 위해 파업 시 대체인력 투입 허용 등을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특수근로종사자 고용보험 적용도 특고의 특수성을 반영해 일반근로자와는 차등적으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민주노총이 입법 운동을 벌이고 있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해서도 “중대재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인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처벌 조항을 높여나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업 CHO들은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도입 요건 완화가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정산기간(1개월) 안에서 주 52시간 상한을 맞추면 근로시간을 근로자별로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연구개발(R&D) 직종에 필요한 제도이지만 노동조합 위원장(근로자대표)의 서면 합의 없이는 도입할 수 없다. 기업들은 생산직 중심의 노조가 사무직의 근로시간 유연화를 반대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요건을 합리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장관은 기업의 요구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입장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ILO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해 파업 시 대체근로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서울경제의 질문에도 “경영계의 주장은 잘 알지만 ILO 핵심협약의 정신과 맞지 않다”며 “정부가 제출한 안인 기업의 재산권과 노조의 파업권을 고려한 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와 기업이 마주앉는 자리는 마련됐지만 각자의 요구만 주고받았던 셈이다. 경총은 이 장관과의 간담회가 끝난 후 김용근 상근부회장 주재로 공정거래 3법, ILO 핵심협약 등 국회 상정 법안과 이에 대한 경총의 활동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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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변재현 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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