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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교촌은 잘 나가는데 하림은 울상…육계기업, 현금확보 총력전

육계 공급과잉으로 가격 하락...팔아도 영업손실 커져

차입 늘리며 비용 부담↑...영업이익<이자비용 '악순환'

출처 :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치킨 배달이 호황기를 맞았지만 정작 닭고기 업체들은 보릿고개다. 치킨 주문은 늘었지만 공급 과잉으로 단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오히려 팔면 팔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 탓이다. 대규모 영업손실이 이어지면서 운전자금 확보를 위해 다각도 현금 조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사조원은 지난 25일 창사 이래 최초로 50억원 규모 사모 회사채를 발행해 운영자금을 조달했다. 처갓집양념치킨을 운영하는 체리부로(066360)마니커(027740)도 이달 각각 150억원, 213억원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유상증자 청약을 진행했다. 하림(136480)은 지난 6월 8년만에 시장성 자금 조달을 재개, 총 350억원어치 사모사채를 발행해갔다. 현금흐름이 악화하면서 초생추(병아리) 구입비, 육계 사료비 등 운전자금 부담이 커지자 외부 차입을 늘려 급한 불을 끄겠다는 목적이다.

치킨 배달 호황에도 불구하고 닭고기업체들은 올해 영업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하림은 41억원, 마니커는 236억원, 체리부로는 185억원 영업 손실이 발생했다. 비상장사인 사조원은 지난해 기준 60억원 마이너스다.



매출이 줄어들어 차입 의존도가 높아지자 금융비용 부담도 덩달아 늘고 있다. 적자폭이 가장 큰 마니커의 경우 상반기 단기차입을 늘리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이자비용이 약 4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이자보상배율은 -11.06배로 하락했다. 매달 지급해야 하는 이자비용이 영업이익보다 많다는 의미다. 체리부로는 -5배, 하림 -0.35배, 사조원 -3.93배(작년 연말 기준) 등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계업체들의 경우 영세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신용등급도 BBB~BB 수준으로 낮아 자본시장 접근성에 한계가 있다”며 “상장사의 경우 주가 변동성을 각오하고 전환사채(CB)나 BW 등 주식형사채를 발행하거나 높은 금리를 부담하고 사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육계기업 4곳의 상반기 수익성 비교(사조원은 지난해 말 기준)/ 자료=금융감독원


올해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광폭 행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최근 미스터피자를 인수한 페리카나와 경기도 이천에 맥주 양조공장을 건설 중인 BBQ 등은 상반기 호실적에 힘입어 공격적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노랑통닭은 상반기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에 신규 매장을 오픈했으며 교촌치킨은 한국거래소 상장을 준비중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음식 배달이 늘면서 ‘치느님’으로 불리는 치킨이 수혜를 톡톡히 받은 셈이다.

이는 육계 공급처가 늘어나면서 공급이 과잉된 원인이 크다. 올해 1~7월 육계산지의 평균 가격은 kg당 1,059원 수준이었지만 같은 기간 닭고기 생산비는 평균 1,100~1,200원을 기록했다. 오히려 닭고기를 팔면 팔수록 적자가 늘어난 셈이다. 수입-수출 불균형도 수급에 영향을 미쳤다. 2016년 월 평균 8,302톤을 기록하던 육계 수입량은 지난해 1만1,673톤까지 늘었지만 수출 규모는 4,022톤에 그쳤다. 축산 선진국 대비 가격경쟁력이 낮은 탓이다. 초중고교의 비대면 수업과 직장인들의 재택근무 등으로 단체급식 수요가 줄어든 것도 매출에 약영향을 미쳤다. 그나마 남아 있는 매출처 역시 소규모 영세업체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향후 매출채권 회수 위험이 발생할 여지도 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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