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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보험설계사 밤엔 라이더”...코로나 생활고에 반강제 투잡족 는다

배민 커넥터 반년새 127% 증가

플랫폼 노동 통한 부수입 보편화

안전·보험 등 사회적 논의 필요

배달 라이더가 지난달 2일 서울 여의도에서 도시락 꾸러미를 배달하고 있다./연합뉴스




# 보험설계사 A씨는 낮에는 고객들에게 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저녁에는 배달 라이더가 된다. 지난 5월부터 부업으로 배달 일을 시작했다. 오후6시께 퇴근하면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끊임없이 주시하며 음식점과 고객 사이를 분주히 오간다. 배달 콜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최근 사용하는 앱을 3개까지 늘렸다. A씨는 주문이 더 이상 들어오지 않는 새벽이 돼서야 오토바이에서 내린다.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단시간 일하는 ‘긱(Gig)경제’가 보편화하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기 불황이 심화하면서 단시간 배달업에 뛰어드는 ‘투잡족’들이 늘고 있다. 낮에는 본업을 하고 밤에는 부업을 하는데 생활고로 인한 반강제 투잡족이 대부분이다.

5일 배달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 시장의 확대 등에 따라 배달 업계 종사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원하는 시간대에 언제든 일하고 쉴 수 있는 편의성에 힘입어 전업 라이더뿐만 아니라 자투리 시간 등을 활용해 배달업에 뛰어든 투잡족도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커넥터들은 6월 말 기준 2만5,000명이 등록돼 활동하고 있다. 이는 불과 6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1만1,000명보다 약 127% 증가한 수치다.





커넥터들은 오토바이 외에도 도보·킥보드·자동차 등을 배달 수단으로 이용한다. 전업 라이더들과 비교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등 단시간 근로의 비중이 높다. 배달의민족의 한 관계자는 “데이터를 공개할 수 없는 6월 말 이후에도 커넥터들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이츠의 한 관계자도 “회사 방침상 정확한 수치를 공개할 수 없지만 단기 근로를 포함한 등록 라이더들의 수가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업이 아닌 반강제 투잡족이 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와 무관하지 않다. A씨는 코로나19로 본업인 보험업의 대면 판매가 불가능해지고 이에 따라 계약 건수가 급감하면서 불가피하게 배달에 뛰어들었다. A씨는 “주말을 제외한 주 5일 배달을 하고 있는데 하루에 기본 15만원씩 이상은 벌고 있고 많이 번 달은 800만원을 넘게 벌었다”며 “코로나로 한동안 먹고 살길이 막막했는데 주업으로 삼아야 할지도 고민”이라고 밝혔다.

대기업에 재직 중인 B씨도 이달 초 배달에 뛰어들었다. 마침 배달에 알맞은 오래된 차가 있던데다 코로나19 이후 아내가 운영하는 음식점이 어려워지자 배달을 겸업하기로 한 것이다. B씨는 “자동차로 배달을 하다 보니 주차 문제도 있고 초반만큼 벌이가 좋진 않지만 당분간은 계속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배달 라이더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고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과거보다 (급여나 근무) 조건도 좋아지고 있다”며 “각자 원하는 시간에 부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등 장점이 크지만 안전·보험 등의 문제점들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라이더는 통상 계약관계로 묶여 있지만 사실상 근로자처럼 일하는 만큼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해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허진·변재현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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