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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연말까지 이어지는 '리캡' 붐…서브원도 나선다

어피너티, 버거킹 이어 서브원도 리캡 나서

저금리·신규 M&A 부재에 투자 수요 이어져

증권사 경쟁 심화에 무리한 리캡 추진 우려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버거킹에 이어 서브원의 자본재조정(리캡)을 추진하며 또 한 번 투자 회수에 나선다. 신규 인수·합병(M&A) 거래가 위축되자 사모펀드들은 리캡을 진행하며 수익률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금융사에게 리캡은 좋은 먹거리가 되고 있지만 무리한 주선 경쟁이 이어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는 서브원 인수 당시 금융권에서 조달한 인수금융 2,500억원에 대한 자본재조정 작업에 착수했다. KB증권을 포함한 국내 주요 증권사가 이번 리캡의 주간사로 선정됐다.

지난해 LG그룹은 일감 몰아주기 해소 차원에서 서브원 지분 60%를 약 6,000억원에 어피너티에 매각한 바 있다. 서브원 인수를 위해 금융권 대출로 충당한 2,500억원은 이번 리캡을 통해 두 배 수준인 4,500억원으로 늘어난다. 조달 금리는 인수 당시 수준과 비슷한 3% 중후반대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2년 전 산업은행이 제공한 인수금융 금리가 낮아 이를 추가 조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자본재조정은 인수 기업의 재무구조가 좋아지면 추가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을 활용한 투자 기법이다. 인수 회사의 지분을 담보로 대출 규모를 늘려 배당 등을 통해 투자금을 일부 회수할 수 있다. 연기금·공제회 등 투자자(LP)들이 꾸준한 배당금을 지급 받는 투자 형태를 선호하는데다 조기 배당에 따른 내부수익률(IRR)을 끌어올릴 수 있어 PEF들도 이 방식을 보편적으로 사용한다.



올해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신규 거래가 줄어 대출을 주선하는 금융 기관들이 그 공백을 리캡 실적으로 채우고 있다. 어피너티만 해도 올해 두 건의 포트폴리오에서 중간 정산 기회를 잡았다. 올 초 어피너티는 버거킹 인수 후 3년 만에 첫 리캡을 단행했다. 버거킹의 차입 규모는 인수 때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리캡 시장의 단골 고객인 MBK파트너스(두산공작기계)와 한앤컴퍼니(쌍용양회), IMM프라이빗에쿼티(할리스커피) 등 대형 PEF들도 부분 회수에 성공했다.

PEF에게 유리한 금융 환경이 장기간 지속 되고 있지만 주선사들의 출혈은 크다. 치열한 경쟁으로 조달 금리는 4%를 전후하는 수준까지 내려갔다. 차입 후 1년을 전후한 시점에 리캡을 단행하는 것이 이제는 일반적인 수순이 됐지만 대상 기업의 경영실적 전망치가 긍정적이지 않음에도 실적을 위해 무리하게 리캡을 진행하는 경우도 나온다. 이경우 기업의 신용도에 기반 해야 하는 적정 이자율이 자칫 지나친 경쟁으로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최근 국내 한 대형 증권사는 투자 수요를 근거로 리캡을 무리하게 단행했다가 셀다운(재판매)에 실패하기도 했다. 반복적인 리캡을 단행하면서 대상 기업에 과도한 배당 부담을 준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투자처가 없어 고심하는 금융기관들은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리캡 투자를 선호해 이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베인캐피탈이 최근 진행한 휴젤(145020)의 5,700억원 규모 대환(리파이낸싱) 작업에 무려 30여곳의 국내 금융기관이 참여한 점은 이 같은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올해 가장 컸던 2조원 규모 ADT캡스의 차환 작업도 국내 시장에서 큰 어려움 없이 소화됐다. 인수금융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기관투자자와 금융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차입자의 니즈가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조윤희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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