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파서 장사하는 도굴꾼들이 온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도굴 기술의 세계가 펼쳐진다. 영화 ‘도굴’이 소재의 신선함과 배우들의 유쾌한 케미스트리를 내세워 11월 극장가에 출사표를 던진다.
5일 오전 영화 ‘도굴’의 제작보고회가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됐다. 박정배 감독과 배우 이제훈, 조우진, 신혜선, 임원희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도굴’은 타고난 천재 도굴꾼 강동구(이제훈 분)가 전국의 전문가들과 함께 땅속에 숨어있는 유물을 파헤치며 짜릿한 판을 벌이는 과정을 담는다. 당초 올해 6월 개봉을 추진했으나 코로나19 여파에 하반기로 일정을 변경했다.
영화는 ‘수상한 그녀’, ‘도가니’ 등 조감독을 거쳐 오랜 기간 노하우를 갈고 닦은 박정배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그의 신선한 감각과 장르적 재미를 극대화한 범죄오락영화 탄생을 기대하게 하며 이제훈, 조우진, 신혜선, 임원희의 짜릿한 팀플레이 케미에도 관심이 쏠린다.
영화는 지금껏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도굴 소재를 활용해 기상천외한 재미를 담았다. 황영사 금동불상, 고구려 고분 벽화, 서울 강남 한복판 선릉까지 거침없이 파내려가는 도굴꾼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박정배 감독은 영화의 매력에 대해 “제목부터 도굴이니 만큼 도굴하는 과정이나 도굴에 대해 몰랐던 지점들을 새롭게 경험할 수 있다”며 “배우들의 신선한 조합, 그밖에 소개는 안됐지만 좋은 배우들이 많이 나온다.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 감독은 도굴 소재의 영화인 만큼 미술과 공간에 대한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땅굴이나 무덤 속, 땅 밑의 배수도, 하수로, 강남 선릉까지 세트로 다 지었다. 관객들이 저희 영화를 보시면서 생생하게 즐길 수 있도록 리얼리티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이제훈은 타고난 천재 도굴꾼으로 도굴팀의 리더가 된 강동구를 연기한다. 전문적인 도굴 기술에 훈훈한 매력까지 장착해 존재감을 발산한다.
그는 영화에 출연한 이유로 “시나리오,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었다. 도굴이라는 소재로 신선한 범죄오락영화를 만들수 있을지 궁금했고, 시나리오를 읽는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며 “캐릭터들이 각각 살아있고, 앙상블을 이루면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제훈은 전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천연덕스러움과 능글맞음을 발산할 예정이다. 그는 “그동안 보여지지 않은 모습들을 ‘도굴’을 통해서 다 쏟아냈다”면서 “실제론 제가 능글맞지는 않지만, 작품에서는 천연덕스럽게 놀 수 있는 무대가 마련돼 신나게 놀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훈이라는 매력을 총집합해 발산하는 작품이 ‘도굴’이다”라고 덧붙였다.
조우진은 잠시 본업을 쉬고 있었으나 강동구가 제안하는 거액의 프로젝트에 합류한 고분 벽화 도굴 전문가 존스 박사로 분해 ‘인디아나 존스’ 못지않은 매력적인 모습을 선보인다.
그는 “시나리오의 매력점이 높았다. 보통 서너시간 시나리오를 읽는데, ‘도굴’은 한 시간 반 만에 읽었다”며 “또 동경해왔던 배우들이 함께해서 냉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서는 “유쾌한 도굴 전문가다. 오랜만에 정장을 벗었다. 주로 관객들의 얼굴 붉히게 하거나 기분 나쁘게 하거나 울렸는데, 이번엔 관객들을 웃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제훈과 마음껏 놀아보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지금껏 보셨던 캐릭터보다 새털보다 휘날리는 가벼운 캐릭터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위험한 제안을 건넨 고미술계 엘리트 큐레이터 윤실장을 연기하는 신혜선은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영화의 중심을 잡는다.
그는 “시나리오를 재미있게 읽었다. 세희 캐릭터가 지적이고 색다른 매력이 있어서 끌렸다”면서 “사실 다른 캐릭터들이 제 캐릭터보다 더 재미있었다.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서는 “유물을 보면 한눈에 가치를 알아볼 수 있는 명석한 엘리트 큐레이터다. 사람까지도 알아보는 눈을 가졌다. 지적이고 세련됐기 때문에 제 안에서 그런 모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임원희는 전설의 삽질 달인 삽다리를 연기한다. 남다른 비주얼로 지하에서 땅굴을 파는 모습은 관객들의 웃음을 담당할 예정이다.
그는 “보통 시나리오를 읽고 작품을 선택하는데, 제목이 ‘도굴’이라서 읽기도 전에 선택했다. 44분만에 시나리오를 다 읽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삽다리 캐릭터가 좋았다. ‘주인공 할래? 삽다리 할래?’ 물어보면 삽다리를 선택하려고 할 정도였다”며 캐릭터에 애정을 드러냈다.
임원희는 삽다리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안토니오 반데라스를 롤모델로 삼고 스타일링을 했다. 그는 “실제로도 삽질을 잘 한다”며 “웬만하면 연기로 해결하는 스타일인데, ‘도굴’에서는 머리 스타일링을 처음부터 해버리자 생각했다. 안토니오 반데라스를 롤모델로 삼아 섹시하고 멋있고 음흉한 캐릭터를 그려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박 감독은 영화의 차별성에 대해 “국내 최초로 도굴을 소재로 하는 영화로, 새로운 비주얼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각 공간들 별로 도굴하는 곳을 눈여겨 볼 수 있고, 배우들의 새로운 변신까지 기대해주셔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굴’은 11월 개봉 예정이다.
/이혜리기자 hyer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