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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의 정유사…이번엔 '경유세 인상' 암초

[심층진단]-稅인상 움직임에 업계 촉각

대통령직속 기후환경회의, 내달 가격 조정 권고 예상

휘발유만큼 인상땐 경유 수요 크게 줄어 타격 불가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국내 정유업계가 이번에는 경유세 인상 가능성에 떨고 있다. 지난해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사실상 경유세 인상을 정부에 권고했는데 또 다른 직속 기관이 이르면 다음달 같은 내용의 권고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친환경차 확산 등 수요 측면의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에 직면한 정유업계는 급격한 경유 수요 감소가 진행될까 걱정하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는 다음달 중장기 국민정책제안 8대 과제를 확정해 정부에 제안할 예정이다. 비전전략·기후대기·수송·발전 4대 분야 중 정유업계가 특히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야는 수송 분야의 자동차 연료 가격 조정이다. 현재 100대85인 휘발유와 경유 상대가격을 대폭 손질하라고 권고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금은 ℓ당 휘발유에는 746원, 경유에는 529원의 세금이 붙는다. 정유업계는 세수 여건 등을 고려할 때 휘발유 세금을 낮춰 상대가격을 조정하기보다 경유 세금을 올리는 방식이 권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국가기후환경회의 발주로 진행돼 지난 4월 내용 일부가 공개된 에너지전환포럼의 연구용역 보고서는 휘발유와 경유의 상대가격을 △100대95(OECD 평균) △100대100(생산원가 고려) △100대120(사회적 비용 고려)으로 조정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한 바 있다. 상대가격 조정과 연계해 영업용 화물차에 지급하는 유가보조금 제도도 손질하는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는 “경유차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도로이동 오염원의 98% 이상을 차지한다”며 “경유세 인상이 경유차 운행을 줄이는 것을 1차 목표로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친환경차 확대에 따른 화석연료 소비 감소는 중장기적 추세지만 정유업계로서는 세금 인상으로 주요 수익원인 경유 소비를 급격하게, 인위적으로 억제하는 것은 큰 부담이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경유 소비는 1억7,179만배럴로 8,275만배럴인 휘발유 소비보다 2배 이상 많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유세 인상이 휘발유 대비 경유차의 유지비 메리트를 상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석유협회 차원에서도 기후환경회의에 일괄적인 경유세 인상이 미세먼지 저감에 실효적인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관계자는 “경유차에 의한 미세먼지 발생은 주로 유가 보조금을 받는 운송 화물차에 의한 것”이라며 “경유세 인상의 부담을 일반 승용차 소비자들이 떠안고, 미세먼지 저감이라는 본래의 효과는 미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정특위에 이어 기후환경회의까지 정부에 경유세 인상을 권고하더라도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재정특위 권고 때도 경유세 인상은 경유 화물차를 이용하는 운송업 자영업자 등 서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당시 특위 내부적으로는 구체적인 상대가격 목표치를 정했지만 막판 화물연대가 강력 반발하면서 후퇴한 권고안이 나왔다. 표(票)와 직결되는 요소다. 아무리 세수 중립적으로 상대가격 조정을 설계한다고 해도 또 하나의 증세로 비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반대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30~40달러에 머무는 저유가 상황을 활용해 경유세 인상이 실현될 수 있다는 시각도 업계에서는 나온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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