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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예상 밖 흥행 인프라코어 매각... 우발부채 분담이 변수

현대重 등 5곳으로 인수후보군 좁혀

지분율 36% 두산重 모두 부담 쉽지 않아

소송 건 외부투자자와 극적 합의 가능성도

두산, 본입찰 이전에 분담 방법 결정할 듯





예상밖에 흥행을 거둔 두산인프라코어(042670) 매각이 5파전으로 좁혀졌다. 현대중공업-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등 적격 예비인수후보(쇼트리스트) 5곳이 본격적인 실사에 돌입한다. 두산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소송 우발부채를 얼마나 분담할지가 몸값을 가를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예비입찰에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8곳 중 5곳을 쇼트리스트로 선정·통보했다. 예비입찰엔 현대중공업-KDB인베스트먼트와 MBK파트너스,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를 포함해 해외 전략적 투자자(SI)도 참여하면서 예상과 달리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쇼트리스트엔 국내 사모펀드(PEF)인 이스트브릿지와 유진기업 등이 추가됐다.

매각 초기 만해도 인프라코어 입찰은 흥행이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많았다. 원인은 최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회사 DICC의 우발부채 때문. 2011년 DICC에 투자한 미래에셋자산운용·하나금융투자·IMM PE 등과 소송가액만 7,093억원에 달하는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소송에 패소할 경우 이들인 투자한 지분 20%를 되사와야 한다. 여기에 드는 돈은 지연이자 등을 고려하면 최대 1조원에 달한다. 두산그룹은 이 부채를 인프라코어의 새 주인에게 떠넘길 계획이었다. 결국 예비입찰 일정을 미룬 두산그룹이 이 우발부채를 ‘분담’하기로 강수를 두면서 분위기가 반전했다.

관건은 얼마나 분담하느냐다. 이 분담 비율에 따라 인프라코어의 몸값도 변할 수밖에 없다. 현재 각 인수후보가 제시한 두산중공업(034020) 보유 인프라코어 경영권(36.07%)의 가격은 1조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몸값엔 향후 부담할 수 있는 DICC 소송 우발부채도 포함돼 있다. 입찰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두산그룹이 소송 우발부채 분담 비율을 높일 경우 몸값은 더 오를 수 있다. 몸값만 높일 수 있으면 부담비율을 최대한 높이는 게 두산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 있는 셈이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선 두산이 부담할 수 있는 최대 규모가 두산중공업의 인프라코어 지분율 범위를 넘어서긴 어려울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인프라코어를 인적분할을 통해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쪼개고, DICC를 거느린 사업회사를 매각해 두산중공업 정상화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게 이번 거래의 핵심. 이후 두산밥캣(241560)을 거느린 인프라코어 투자회사를 두산중공업에 합병하겠다는 게 두산 측의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DICC 우발부채는 투자회사와 사업회사 모두가 채무자가 된다. 인프라코어의 새 주인과 남아있는 인프라코어 투자회사에 모두에 DICC의 외부투자자 지분 20%를 되사올 의무가 생기는 셈이다. 두산그룹이 최대 1조원에 달하는 돈을 주고 이 지분을 전부 되사올 경우 우발부채 부담을 전부 책임질 수 있다.

문제는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인프라코어의 지분이 36.07%에 불과하다는 점. 쉽게 말해 자회사인 인프라코어 사업회사가 물어야 할 채무에 대한 두산중공업의 법적 책임도 그 이상을 넘어서기 어렵다는 뜻이다. 정책자금인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해 지원받은 돈을 DICC 우발부채 떠안는 데 사용한다는 것도 부담이다. 인프라코어 투자회사를 통해 우발부채를 모두 떠안고, 이후 두산중공업과 합병하는 방법으로 법적 문제를 피해갈 가능성도 있다. 다만 남아있는 인프라코어 투자회사에 DICC 지분 20%를 사올 만한 돈을 확보하는 게 걸림돌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에 두산 측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외부 투자자가 합의점을 찾는 것이다. 매각 이전에 인프라코어가 DICC 지분 20%를 되사올 경우 우발부채 문제는 깨끗이 해결된다. 인수 후보도 인프라코어의 핵심인 DICC의 지분 100%를 확보하는 만큼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와 관련해 두산 측은 여전히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실사 기간 두산 측도 입장을 정리한 뒤 본입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 후보군의 한 관계자는 “두산 측이 DICC 소송과 관련해 어떤 방법으로 부채를 분담하겠다는 내용을 아직 통보해온 바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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