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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 '알바 모집' 공고 내고 영업준비…아직은 "시기상조" 우려도

■거리두기 1단계 완화 첫날

뷔페선 마스크·장갑끼고 음식담아

300인 이상 학원도 띄어앉아 수업

홍대 클럽엔 자정부터 2030 북적

일상 재개…"여유 생겼다" 기대감

신규확진 97명… '재확산' 걱정도

코로나19 대응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에서 1단계로 완화된 12일 50여일 만에 다시 가게 문을 연 서울 종로구의 한 코인노래연습장 업주가 시설 곳곳을 방역하고 있다. /오승현기자




“손님이 오든, 안 오든 영업을 할 수 있는 게 어디예요. 기계 점검이랑 청소도 하고 음료수·과일 등 식자재 주문도 할 예정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하향 조정이 이뤄진 첫날인 12일. 50여일 만에 영업이 가능해진 노래방 업주들은 본격적으로 가게 오픈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대다수 업주가 당장은 아니지만 이번주 내 문을 열 것을 계획하고 영업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서울 서초구에서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A씨는 “야간시간을 비롯해 아르바이트생이 필요한 시간대에 직원 모집공고를 올려뒀다”며 “가까운 시일 내 영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감소 추세에 따라 전국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날부터 2단계에서 1단계로 하향 조정한다고 전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중순 이후 문을 닫았던 클럽 등 유흥주점, 노래연습장, 대형학원(300인 이상), 뷔페 등 10개 시설·업종의 영업이 가능해졌다.

노래방 업주들은 정부의 조치를 환영하면서도 고위험 업종에서 노래방을 제외해야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코로나19가 재확산돼 거리두기 2단계 조치로 돌아가면 다시 영업이 금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익환 한국코인노래방협회 사무총장은 “올 4월 1차 강제 영업정지 이후 다시 영업을 재개했을 때도 노래방에서는 감염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며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추가 감염이 되지 않는다면 노래연습장을 ‘고위험시설’에서 ‘중위험시설’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12일 서울 마포구의 한 뷔페 식당에서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허진기자


집합금지 조치로 타격을 입었던 대형 뷔페 업체도 정부의 거리두기 완화 조치를 반기며 영업 재개에 나섰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와 ‘계절밥상’ 수도권 매장은 이날 점심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총 41개 매장 중 28개가 해당된다. 빕스를 방문한 김모씨는 “마스크에 장갑을 끼고 음식을 담아야 해 번거롭지만 다시 뷔페를 즐길 수 있어 감수할 만하다”고 말했다. 호텔 뷔페 중에서는 웨스틴조선호텔의 ‘아리아’가 이날 조식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호텔 특성상 당일 방문 고객보다는 예약 문의가 빗발친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하향 조정으로 대형학원 운영이 재개된 가운데 1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종로학원 강북본원에서 재원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이호재기자


두 달 가까이 대면수업을 진행하지 못한 300인 이상 대형학원도 방역지침을 지키면서 수강생들을 맞았다. 서울 신촌 B어학원은 출입구에 QR코드와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체온을 확인한 뒤 수강생들을 들여보냈다. 수강생들이 다닥다닥 붙어 빼곡히 자리가 찼던 강의실은 방역 때문에 한 칸씩 띄어 앉아 비교적 여유가 있었다. 취업준비생 서모씨는 “비대면으로 혼자 공부하니까 집중도 잘 안 되고 힘들었는데 개강 소식을 듣자마자 현장 수업에 나왔다”고 전했다.

재수생 중심의 대형 입시종합학원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50여일 앞두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종로학원의 한 관계자는 “재수기간은 3월부터 11월인데 그중 석 달을 비대면으로 수업을 진행했다”며 “오늘 아침 등원율이 98%를 기록했는데 수능을 코앞에 둔 학생들의 긴박감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학원가는 혹시 모를 감염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환풍구 청소 등 추가 방역에도 힘쓰고 있다.



50명 이상의 하객을 받을 수 있게 된 예식 업체들은 세부지침과 관련해서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서울 강남구 C예식장의 한 관계자는 “언론보도를 보고 알게 된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가 오늘 오전10시에야 공문을 전달받았다”며 “일단 이번주 결혼식을 한두 건 진행해봐야 앞으로 어떻게 영업을 할지 윤곽이 나올 것 같다”고 답했다. 이달 말 결혼을 앞둔 조모씨는 “초대하고 싶은 사람 모두를 초대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면서도 “언제든 다시 2단계로 갈 수 있어 걱정도 든다”고 말했다.

12일 새벽 서울의 한 클럽에서 관계자가 집합금지 안내문을 떼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0시부터 운영이 가능해진 클럽에는 활기가 돌고 있다. 핼러윈·크리스마스 등 매출이 높은 대목을 앞두고 영업이 재개된 덕이다. 실제로 이날 새벽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클럽 앞에는 심야를 즐기러 나온 20대 청춘들로 오랜만에 북적였다. 강남구 서초동의 한 클럽 관계자는 “월세가 높아 그간 억대의 손실을 감수해야 했는데 지금이라도 재개돼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1단계 완화 조치에 대해 시민들의 반응은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엇갈렸다. 일부 시민은 활동 제약이 풀리면서 일상생활이 더 자유롭고 편해질 것이라며 기대를 내비쳤다. 특히 스포츠 경기 관중 입장이 허용되면서 프로 스포츠 팬들이 반색하고 있다. 직장인 이모씨는 “이번 시즌 가을야구를 보러 가지 못할 것 같아 많이 아쉬웠는데 조금이라도 기회가 생겨 다행”이라며 기뻐했다. 울산에서 중학교 교사로 근무 중인 최모씨는 “원격수업 문제로 골치가 아팠는데 오는 19일부터 등교생이 확대되면 업무 스트레스가 덜할 것”이라고 반겼다.

반면 1단계 완화 조치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최근까지 감소세였지만 이날 신규 확진자가 세 자릿수로 근접한 만큼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97명 늘었다고 밝혔다. 전날 58명보다 39명 늘어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낮춘 하루 만에 세 자릿수에 육박했다. 주말 기간 평소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5,127건의 확진 검사에서 발생한 결과라 코로나19가 재유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발적인 집단감염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대전의 한 어린이집에서 원아와 교사 등 7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추석 연휴에 함께 식사를 했던 일가족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며 손자가 다니던 어린이집까지 번졌다. 8·15집회 이후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에서 공인중개업을 하는 D씨는 “일부 대면 예배가 허용됐는데 다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건 아닌지 염려된다”고 했다.

정부는 방역수칙을 지키는 데 더 경각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국내 신규 확진자가 50~70명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잠복된 감염과 집단감염의 가능성이 있어 경각심을 낮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민생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소 섣부르게 방역단계를 낮췄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의대 교수는 “코로나19의 잠복기인 10~14일을 고려했을 때 추석과 한글날 연휴 기간 잠복기가 아직 끝나지 않아 재유행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더라도 1~2주 전 기준을 정하고 각 사업장에도 예고해서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정부는 매번 일요일 오후에 ‘깜짝쇼’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진·한민구·심기문·박민주·우영탁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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