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침체 우려로 공모 리츠들의 조정이 길어진 가운데 연말을 앞두고 수익률을 높이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 갈아타기로 금리를 낮추는가 하면 증자 후 신규자산을 편입하는 사례도 나온다. 다만 주가는 연초보다 하락해 배당수익률은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배당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NH프라임리츠(338100)는 최근 펀드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강남N타워 리파이낸싱(금융재대출)에 성공했다. 대출금리를 기존 3.6%에서 2.6%으로 1%포인트 낮추면서 연간 20억~23억원의 금융비용을 절감하게 됐다.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나머지 자산들에 대한 리파이낸싱도 잇따를 예정이다. NH프라임리츠가 보유한 서울스퀘어와 삼성물산서초사옥·삼성SDS타워 등 자산의 대출금리는 평균 3.5%다. NH리츠운용 관계자는 “대출 금리가 각각 1%포인트씩 하락할 경우 전체 금융비용이 현재의 60%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절감된 금융비용은 고스란히 배당 확대로 이어진다.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리츠는 벌어들인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가가 떨어지면서 이미 예상 배당수익률도 상승했다. 전날 기준 NH프라임리츠의 종가는 4,290원으로 연초 6,100원 대비 약 30% 떨어진 수준을 기록했다. 주가 대비 배당수익의 비율인 배당수익률은 기존 5%대에서 6% 이상으로 높아진 셈이다.
롯데리츠(330590)는 신규자산을 편입해 수익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실탄 확보를 위해 롯데쇼핑 등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한 2,000억~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준비하고 있다. 롯데리츠는 상장 당시에도 지속적인 자산 매입을 통해 장기간 성장하는 리츠로 도약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롯데리츠는 롯데쇼핑이 보유한 유통매장 84곳의 우선매수협상권을 보유하고 있다. 유통매장 외에도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보유한 물류센터도 매입 검토 대상이다.
공모 리츠 열기가 시장을 달구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상장 리츠는 물론 제이알글로벌리츠·이지스레지던스리츠(350520) 등 대규모 자산을 담은 신규 상장 리츠들도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물경제가 침체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과 함께 시중의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쏠리면서 리츠 수익률보다 더 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일반 주식 종목으로 몰린 탓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리츠라는 금융상품이 우리나라 시장에 생소한 탓”이라며 “증자 등을 통해 우량 자산을 적극적으로 매입하고 수익률을 제고하는 리츠에 대한 투자자 선호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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