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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박사방’ 그놈들, 행안부 운영 포털서 피해자 정보 빼내

1,380만명 가입한 ‘1365 자원봉사포털’

허술한 ‘비밀번호 찾기’ 기능 악용해

주소·휴대폰 번호 등 개인정보 열람

행안부, 뒤늦게 ‘힌트로 찾기’ 삭제

“휴대폰 인증 등 보안대책 강화해야”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오승현기자




지난 4월 20일 사이트 개편으로 사라진 ‘1365 자원봉사포털’ 중 ‘힌트로 비밀번호 변경하기’ 기능./홈페이지 캡처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유통한 텔레그램 ‘박사방’ 일당이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국내 최대 자원봉사 포털에서 피해자 개인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로부터 뒤늦게 해당 사실을 파악한 행정안전부는 제 3자가 회원들의 신상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인터넷 사용 증가로 개인정보 노출 빈도가 잦아지고 있는 만큼 시민들이 이용하는 사이트에 대한 보안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8일 서울경제 취재에 따르면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 구속 기소)과 일당은 행안부가 운영하는 ‘1365 자원봉사 포털’에서 성착취 피해자들의 신상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포털은 초·중·고교 학생들이 자원봉사를 신청하고 실적을 관리하는 플랫폼으로 1,380여만명이 회원으로 가입돼있다. 하루 평균 접속자만 지난해 기준 16만명에 달한다.



조씨와 공범들은 성착취 피해자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알아낸 뒤 이를 포털 ‘아이디 찾기’에 입력하는 방법으로 사용 중인 아이디를 확보했다. 이어 ‘태어난 곳’이나 ‘좋아하는 색깔’, ‘아버지(어머니) 성함’ 등 단순한 질문으로 구성된 ‘힌트로 비밀번호 찾기’ 기능을 활용해 임시 비밀번호를 발급 받았다. 이들은 목표로 삼은 피해자에게 에둘러 물어보거나 웹서핑으로 해당 정보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개인정보가 대중에게 노출된 유명인이 피해자일 경우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내기가 훨씬 수월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확보한 피해자의 아이디와 임시 비밀번호로 로그인한 박사방 일당은 ‘개인정보수정’란에 들어가 피해자의 집 주소와 휴대전화·유선전화 번호, 직업, 소속단체·다른 사이트의 이메일 주소 등을 열람했다.





박사방 일당의 수법은 경찰 조사를 받던 조씨의 공범 중 한 명이 “사회복무요원이 없어도 자원봉사 포털을 통해 피해자들의 신상정보를 알아낼 수 있었다”고 진술하면서 드러났다. 이들은 확인한 신상정보를 통해 피해자들을 추가로 협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조주빈은 주민센터에서 일하는 사회복무요원들로부터 불법 입수한 개인정보를 토대로 성착취물 촬영지시를 거부하면 가족이나 지인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한 바 있다. 뒤늦게 해당 사실을 파악한 행안부는 지난 4월 ‘힌트로 비밀번호 찾기’ 기능을 삭제했다.

전문가들은 ‘힌트로 찾기’처럼 타인에게 쉽게 노출될 수 있는 비밀번호 찾기 방법을 지양하는 것은 물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개인신상과 관련된 정보를 올리는 행위도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지식기반인증인 ‘힌트로 비밀번호 찾기’는 비용적 측면에선 장점이 있지만 보안 강도는 매우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인증수단을 변경하거나 비밀번호 변경시 사용자의 이메일이나 휴대폰 문자로 알려주는 등의 보안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13일 텔레그램 성착취물 공유방인 ‘n번방’을 처음 만든 문형욱(대화명 갓갓)에게 법정 최고형인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n번방을 모방해 박사방을 만든 조주빈에게도 최소 15년에서 최대 무기징역을 구형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박사방의 무료 대화방에서 성착취물을 내려받은 무료회원 280여명의 신원을 특정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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